2015년 금융시장 개방 완료
상품개발 등 철저한 준비
[양곤(미얀마)=아시아경제 장준우 기자]"은행업 허가에 앞서 저소득층 대상 마이크로파이낸스(MF)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이민석 하나은행 미얀마 양곤사무소장은 미얀마 금융시장 개척을 위한 MF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민석 소장은 "빈곤층에 대한 금융혜택을 통해 인지도를 넓히는 동시에 금융수요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MF법인은 현재 외국기업도 설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국내 최초로 미얀마 중앙은행으로부터 사무소 설립허가를 받아 10월에 미얀마의 옛 수도인 양곤에 사무소를 개설했다. 미얀마는 동남아에서 가장 잠재력이 큰 마지막 미개척지로 불린다. 석유, 가스, 산림자원, 광금속 등 풍부한 천연자원과 함께 5500만명의 풍부한 노동력을 갖고 있으며 태국·중국·인도를 접하고 있는 전략 요충지다.
이 소장은 "지난해 외국인투자법을 24년만에 개정하는 등 외국인투자 확대에 적극적이지만 아직까지 은행산업은 개방되지 않았다"며 "미얀마가 초기 금융단계에 있어 애로사항이 많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은행업 허가가 나기 전에는 MF에 주력하면서 현지에서의 인지도를 넓히고 은행업 개방 후 공격적인 영업활동으로 기반을 닦는다면 충분히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미얀마의 금융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주식시장은 2015년에 만들어질 예정이며 기관과 기업들의 정보차단 및 부재는 심각한 수준이다. 최근에야 현지 은행들의 자동입출금기가 설치되고 있지만 이마저 전력부족으로 원활하게 운영되지 않고 있다. 민간은행은 1963년 모두 국유화됐다가 1992년 다시 영업허가를 받은 전력이 있어 은행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신뢰는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 소장은 "지속적으로 금융당국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한국계 기업 및 우량 로컬기업을 확보해나간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며 "한국과 연계해 미얀마 현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및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정부는 은행산업을 3단계에 걸쳐 개방할 계획이다. 우선 자국 민간은행과 외국은행이 합작하는 방식의 '조인트벤처'를 설립한 후 외국은행 자회사, 지점 설립을 허가하는 방식으로 2015년까지 금융시장 개방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본격적인 은행산업 개방의 신호탄인 조인트벤처 설립 법안이 마련 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은 조인트벤처 설립에 대비해 지난해 11월 은행산업 진출을 위한 로컬파트너로 현지 민간은행 3위 규모의 에이야와디(Ayeyarwady)은행과 전략적 제휴관계를 맺었다. 은행산업 진출시 현지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공동마케팅 및 공동투자 등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서다. 이 소장은 "장기적으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동남아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은행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준우 기자 sowha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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