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계획안 확정, 주민들 개발의지 높아 속도 빨라질 듯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중대형 비율 25%→0.3%로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 동작구 사당동 노후 단독주택 밀집지인 사당2주택재건축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동작구의 재건축 사업지 중 가장 큰 단지인데다 최근 명맥이 끊긴 단독주택 재건축으로 추진돼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조합 설립 후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사업계획안 조정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조합은 9월 사업시행인가를 받기 위한 총회를 거친 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시공사 선정에 들어가기로 했다.
26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동작구 사당동 181일대 사당2주택 재건축정비사업장은 최근 주택공급비율을 조정한 사업계획안을 확정, 고시를 받아냈다.
계획조정안 골자는 85㎡(이하 전용면적 기준)가 넘는 중대형 비중을 종전 25%에서 0.3%로 낮춘 점이다. 당초 60㎡ 이하 200가구, 60~85㎡ 이하 450가구, 85㎡ 초과 141가구 등 791가구를 지으려던 계획안을 60㎡ 이하 481가구, 60~85㎡ 이하 481가구로 크게 바꿨다. 85㎡ 초과는 단 2가구로 중소형 비중을 75%에서 99.7%까지 끌어올린 셈이다. 이로써 삼성빌라와 현대빌라 등 저층주택 총 227개동은 철거를 통해 최고 18층 높이, 총 964가구의 아파트로 재탄생한다.
주목할 대목은 최근 보기 드문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라는 점이다. 노후된 단독주택을 구역으로 묶어 재건축하는 것으로 현재 서울시내에서 단독주택 재건축이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서초구 방배5구역을 제외하고는 이곳이 유일하다.
하지만 방배5구역의 경우 일대 주민들이 '재건축예정구역 주민요청사업은 무효'라며 서울시에 주민감사를 청구한 게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 데다 최근에는 단독주택 재건축으로는 이례적으로 도급제가 아닌 지분제로 사업방식을 정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총 2500여가구로 960여가구에 불과한 사당2구역과 큰 차이를 보이지만 단독주택 재건축 단지 중 사당 사업장에 대한 기대치가 더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리적 이점도 뛰어나다. 7호선 숭실대입구역과 남성역 사이로 단지 뒤쪽으로는 현충지가 맞닿아 있다. 인근 L공인 대표는 "지하철역은 물론 초ㆍ중ㆍ고 교육시설이 모두 단지와 인접했고 양쪽으로는 숭실대학교와 총신대학교가 자리잡고 있어 다양한 세대층을 수요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며 "인근 관악현대와 관악푸르지오 등에 쏟아지는 전월세 물건들이 시즌을 타지 않고 연중 인기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인근 사당동 129의 4 일대 정비사업장이 해제를 결정한 것도 영향을 줬다. 추진 주체가 없고 토지등소유자 30% 이상이 해제를 요청한 곳으로 이수역과 총신대입구역 등이 인접했음에도 결국 사업성 개선안을 찾지 못해 좌초됐다. M공인 대표는 "지리적 요건으로 따지면 사당2구역보다 위치는 뛰어나지만 개발에 대한 주민들의 의지가 부족했다"며 "두 곳 모두 사업추진 시기가 비슷했던 점을 감안하면 사당2구역의 조합설립 및 총회 추진 등의 소식은 상당히 고무적인 편"이라고 설명했다.
사당2구역 조합 관계자 역시 "재건축 후 건립 수가 1000여가구로 일반 아파트 단지와 비교하면 크지 않을 수도 있지만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가 사라지고 있다보니 자치구까지 나서 신경을 쓰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의 개발의지가 높아 시공사 선정 과정만 잘 이뤄진다면 사업속도는 자연스레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박 시장이 취임한 2011년 10월 서초구 방배동 528일대 방배5구역을 마지막으로 단독주택 재건축 추가 지정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반면 사업지 지정 해제는 줄줄이 이어졌다. 올 초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해제를 결정했던 성북구 정릉동 717의 4 일대 등 17곳을 비롯해 4월에도 관악구 봉천동 459일대 등 5곳의 단독주택 재건축 사업지를 해제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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