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이산가족 상봉 초읽기...관광 재개 관심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개성공단 실무회담 타결로 남북관계에 화해무드가 조성되면서 이산가족 상봉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이제 관심은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격 사건 이후 중단된 금강산관광의 재개 여부에 쏠리고 있다.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음에도 불구,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 이후에 시작된 5ㆍ24 대북제재 해제와 이에 걸맞은 북한의 조치가 선행되는 등 전체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당장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개성공단ㆍ금강산관광 사업개발권을 가지고 있는 현대아산의 한 관계자는 16일 "통일부가 이르면 오늘 북측에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언급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제안할 예정이라는데, 그 이후의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남북 당국이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바탕으로 지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도 하루속히 협의를 시작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남북경협재개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남북 금강산관광 회담의 성사를 가정하고 합의 도출로 관광이 재개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아산의 바람대로 금강산 관광이 단기간내에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부는 그간 북한에 금강산관광 재개의 조건으로 박왕자씨 사망에 대한 사과와 유사 사태 재발 방지 등을 요구해왔다. 이에 북한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최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0주기 행사 참석차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구두 친서를 전달하는 등 금강산관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방북한 재미교포 사업가에게도 금강산관광지구가 방치돼 있는 모습을 촬영토록 허용했는데, 이는 사업 재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린다면 금강산관광 재개도 속전속결로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이 정부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정부가 무리하게 금강산관광 재개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달 10일 2차 개성공단 실무회담이 열리는 와중에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해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접촉과 금강산 관광 실무회담 개최를 제안한 데 대해 '인도적 차원'의 적십자 실무접촉만 수용했다. 그러자 북한은 두 회담 모두 보류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협상도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대화국면이 좀더 무르익어야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이산가족 상봉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의 실마리가 풀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산가족 상봉이 주로 금강산에서 이뤄져 온 관례에 비춰볼 때, 남북이 장소 논의ㆍ행사 개최 등을 거치며 자연스레 금강산 관광 재개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이산가족 상봉·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등에 대한 정부의 계획을 설명하면서도 금강산 관광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현재 (금강산 관광 재개와 관련해) 특별하게 진행되는 상황이 없다"고 말했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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