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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56초

정남진 장흥의 멋과 맛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편백나무 우드랜드 가기전에 있는 상선약수마을의 고영완가옥으로 드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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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 여행전문기자 조용준 기자]입추(立秋)도 훌쩍 지났건만 한반도를 달구고 있는 찜통더위는 오히려 기세등등하다. 더위와 싸우느라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어 버렸다. 몸 어느곳에서 뭔가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요즘 대세인 힐링(healingㆍ몸과 마음의 치유)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다. 힐링의 기운을 찾기 위해 지도를 펼쳤다. 서울의 광화문에서 정남쪽으로 쭉~욱 금을 내리 긋었다. 그 끝자락에 전라남도 장흥땅이 있다. 동해안 정동진(正東津)이 '해돋이 명소'로 이름을 알렸다면 정남진(正南津)으로 불리는 장흥은 '힐링의 명소'로 유명하다.
 
장흥은 숲과 물을 최고로 쳐주기 때문이다. 가는 곳마다 산이 병풍처럼 서 있고 계곡엔 맑은 물이 넘쳐난다. 천관산을 비롯해 억불산, 제암산, 사자산,부용산 등이 길손을 맞는다.


이중 억불산에 '치유의 숲'으로 불리는 편백숲 우드랜드가 자리하고 있다. 우드랜드는 억불산 자락 100만㏊ 편백나무 숲에 들어섰다. 숙박시설과 산책로, 풍욕장 등이 마련된 힐링단지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편백나무숲에 들었다. 한차례로 쏟아내고 지나간 소나기에 숲은 촉촉해진 편백향만이 가득하다. 맑고 상쾌하기 그지없다. 편백나무 사이를 가로질러 놓인 완만한 나무데크를 따라 숲을 오른다. 서로 견주 듯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들이 울창하다. 국내에서 가장 넓은 편백림이라는 말이 과장이 아닌 듯싶다. 하늘을 덮는 나무의 녹음은 보기만 해도 서늘하고, 나뭇잎 사이로 쏟아지는 햇볕은 따갑지 않다.


편백숲군락지 정상에 이르자 오두막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비비 에코토피아'로 불리는 '풍욕(風浴)장'이다. 편백숲우드랜드의 명물중 명물이다. 숲에서 바람으로 맞으며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곳이다.

풍욕장은 개장 당시 누드 산림욕장으로 화제가 됐다. 기획 당시에는 알몸으로 숲을 걷는 것이였지만 논란 끝에 지금은 특수재질로 만든 간소복을 입고 출입한다.


풍욕장에 들면 세상과 단절된다. 체험객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풍욕장 주변에 상록수를 심고 대나무로 차폐막을 설치해 밖에선 들여다볼 수 없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울창한 나무 사이로 속살들이 드러난다. 한 줄기 바람이 불자 사람들 속살에 맺힌 땀방울이 공기 중에 흩날린다. 땀 냄새는 사라지고 모두 바람의 목욕에 넋이 빠진다.


풍욕장을 제대로 즐기는 위해 나무벤치에 누웠다. 순간 세상과 격리된 느낌이다. 사람들의 소리는 잦아들고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 소리, 새들의 지저귐소리만 대지에 가득하다. 하늘은 나무의 녹음으로 가렸다. 완전한 휴식이다.


광주에서 왔다는 김인숙(50)씨는 "숲에 들면 코를 자극하는편백향도 좋고 온몸을 스치는 바람에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면서 감탄사를 쏟아낸다.


비비 에코토피아 곳곳에는 쉴 수 있는 의자와 움막 등이 들어서 있다. 곳곳에 드러난 사람들의 속살은 이곳에서 무례가 아니다. 피부도 호흡을 해야 면역력도 강해지듯 사람들의 몸은 이곳에선 '숨 쉴 기회'를 얻는다.


우드랜드를 나서면 편백숲보다 더 눈길을 사로 잡는곳이 인근 평화리 '상선약수 마을'이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평화리는 아름다운 연못이 있다. 오래된 소나무와 배롱나무(목백일홍)를 둘러치고 있는 연못이다. 연못 한가운데 노송 몇 그루가 솟은 작은 동산을 갖춘 이 연못 이름은 송백정(松百井)이다. 독립운동가로 제2대, 5대 국회의원을 지낸 고영완씨의 고조부가 조성한 연못이다.


마을에서 가장 매혹적인 공간은 연못 옆에 바짝 붙어있는 짧은 숲길이다. 이 길은 고영완 가옥으로 이어진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입구부터 아름드리 거목이 담장 아래서 둥치를 뻗고 있다. 둥글게 휘어지는 돌계단 주위에는 이끼와 양치식물들이 촉촉한 습기로 반짝인다.


돌계단길 옆엔 밑둥이 펑퍼짐한 나무가 길쪽으로 튀어나와 있고 그 위로 다른 나무가 올타 타듯이 서로 몸을 맞대고 있다. 주민들은 이를 사랑나무라 부른다.


한쪽에는 대숲이 하늘을 가린다. 낮은 바람소리와 새소리가 줄창 이어진다. 참으로 상쾌하고 청량한 기운이 가득한 풍경이다. 이곳에 서 있는 것만으로 절로 힐링이 된다.


장흥=글 사진 조용준 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호남고속도로를 타고 동광주나들목으로 나와 광주외곽순환도로에 올라서 29번 국도를 타고 화순 쪽으로 빠진다. 화순읍을 지나 이양면소재지에서 장평 쪽으로 우회전한다. 다시 유치 방면 이정표를 보고 우회전해 가다보면 장흥댐 쪽으로 내려가는 23번 국도를 만난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장흥삼합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된장물회


△먹거리=장흥에는 특유의 먹거리가 있다. '장흥삼합'이 가장 유명하다. 장흥 특산물인 한우ㆍ키조개ㆍ표고버섯을 함께 싸먹는 음식이다. 맛도 영양도 일품이다. 된장물회도 빼놓을 수없다. 갯장어를 해물육수에 데쳐 먹는 갯장어 샤부샤부도 여름철 보양식으로 찾는 사람이 많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소등섬


△볼거리=임권택 감독의 영화 '축제'가 촬영되기도 한 소등섬은 바다 갈라짐 현상을 체험할 수 있다. 유치자연휴양림은 짙은 숲과 폭포, 캠핑장 등을 갖춘 장흥의 명소 휴양림이다. 또 가지산 자락의 고찰 보림사를 비롯해 비자나무 군락지를 걷는 보림사 숲길은 꼭 찾아보자. 이외에도 천관산 갈대밭과 천관문학공원 등 볼거리가 넘쳐난다. 장흥 노력항에선 제주성산포항까지 뱃길이 열려있다. 1시간50분에 주파한다.

바람의 힐링, 장흥 편백숲에서 즐기는 '풍욕' 짜릿 유치자연휴양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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