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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베리 몰락'으로 보는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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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트렌드 못읽고 과거 성공 법칙 매달려…국내 기업은 블랙베리 반면교사로 삼아야

'블랙베리 몰락'으로 보는 한국 스마트폰 제조사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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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오바마폰'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사업 실패로 매각을 추진하는 데 대해 삼성전자ㆍLG전자ㆍ팬택 등 국내 기업들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블랙베리의 위기 요인이 국내 기업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는 만큼 블랙베리의 실패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블랙베리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사회 산하에 특별위원회를 만들어 회사 매각을 포함해 다양한 회생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업무용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였지만 최근 전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 미만으로 급락하면서 나온 고육책이다.


업계에서는 블랙베리가 시장 변화에 능동적이지 않은 점, 속도 경쟁에서 뒤쳐진 점, 경쟁사와의 합종연횡에 실패한 점, 저가 스마트폰의 위협을 간과한 점 등을 주요 실패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블랙베리는 이메일 푸시, 강력한 보안 기능 등을 바탕으로 기업 시장을 빠르게 장악했지만 과거의 성공 법칙에만 매달려 왔다. 이 와중에 아이폰, 갤럭시 등 다른 스마트폰이 쏟아졌고 이 제품은 블랙베리에서 제공한 기능은 물론 이를 넘어서는 다양한 사용자경험을 지원했다. 또 대화면 터치스크린이 스마트폰 시장의 대세로 자리잡았지만 블랙베리는 지난해 말까지 고유의 쿼티 자판을 유지하는 등 시장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속도에서도 늦었다. 블랙베리는 올초 4.2인치 LCD 디스플레이 탑재하고 처음으로 쿼티 자판을 없앤 '블랙베리 Z10' 발표했다. 그러나 Z10은 지난해 5월 출시된 갤럭시S3(4.8인치)보다 화면 크기는 작고, 스마트폰 '두뇌'인 모바일 AP는 1.5기가헤르츠(㎓) 듀얼코어로 갤럭시S3(1.5㎓ 쿼드코어)보다 성능이 낮다. 화질은 높았지만 한 달 후인 2월 출시된 풀HD 스마트폰 옵티머스 G 프로에는 미치지 못했다. 판매 부진에 시달리던 Z10은 출시 6개월만에 2년 약정 기준 5만원으로 가격이 떨어졌다. 뒤늦게 시장 트렌드를 따라가려고 막판 안간힘을 썼지만 너무 늦은 속도로 끝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합종연횡에도 실패했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을 애플 iOS와 구글 안드로이드가 양분한 상황에서도 블랙베리는 자사 OS인 블랙베리만을 고집했다. 자사 OS인 심비안에 집중하다가 2011년부터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윈도폰 루미아를 출시한 노키아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1위 제조사로 구글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 별도로 타이젠 연합을 구성해 제 3의 OS를 띄우는 등 적과의 동침과 합종연횡을 서슴지 않는 삼성전자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저가 스마트폰을 주로 내놓는 중국 제조사의 위협을 간과한 점도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블랙베리는 고가형 제품만 출시하고 저가형 제품은 내놓지 않았다. 빠르게 올라오는 기술력, 낮은 가격을 바탕으로 무섭게 성장하는 중국 제조사의 위협을 무시했던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ZTE, 화웨이, 레노버, 쿨패드 등 중국 제조사들은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합계 19%로 각각 4~7위를 차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였던 블랙베리의 몰락은 '깜빡 졸면 죽는다'는 IT 업계에서 국내 스마트폰 기업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대목"이라며 "시장의 니즈를 한 발 앞서 읽고 이를 빠른 속도로 제품에 반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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