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금융실명제 시행 20주년을 맞아 정치권이 악의의 차명거래 금지 등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을 두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김자봉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1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금융실명제법 시행 20주년 기념 정책토론회'에서 "법적으로는 차명거래가 금지돼 있지만 현실에서는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차명거래에 대한 적정 수준의 정보가 확보돼야 하는데, 정보비대칭성 문제로 인해 많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차명거래 사전등록제도를 제안했다. 차명거래의 선의와 악의를 판단하기 어려운 만큼 사전에 등록된 차명거래에 대해서는 문제를 삼지 않지만 등록되지 않은 차명거래는 재산권 보호 및 피해구제의 대상에서 제외할 뿐만 아니라, 범죄 등에 연루되어 있을 때에는 가중처벌하자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차명거래를 선의와 악의를 나눠 악의의 차명거래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과 이종걸 의원은 최근 가족, 종중ㆍ동문ㆍ향우회 등 친목모임, 신용불량자, 장기입원환자 등 다양한 선의의 차명계좌 거래 유형에 대해서는 인정하자는 내용의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민 의원은 악의의 차명거래에 대해 이를 증여로 간주하고 해당 자산의 최대 30%를 과징금으로 부과하자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이 의원은 차명거래에 대한 처벌수위를 3년 이하 징역으로 높이고 차명계좌의 소유권을 명의인에게 넘기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역시 이번 주중에 차명계좌 처벌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을 1호 법안으로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도 금융실명제법 개정안을 조만간 발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만우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실명제법 제정 당시 차명거래를 규제할 법적 장치가 금융실명법 밖에는 없었던 것과는 달리 현재는 제도적 환경이 변화했다"며 금융실명제법을 통해 차명거래 규제를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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