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참을 수 없는 '직장의 서러움 3'

시계아이콘02분 2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임금 문제와 비정규직 차별..사내 인간관계도 큰 스트레스

참을 수 없는 '직장의 서러움 3'
AD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직장인들은 고달프다. "돈 벌기 쉬운 줄 알았느냐"는 인생 선배들의 말로 위안을 삼기엔 벅찰 때가 있다. 과중한 업무나 경제적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일보다 사람 때문에 힘들다'고 토로하는 이들도 있다. 시어머니처럼 닦달하는 상사는 물론 얄미운 시누이 역할을 도맡는 동료들도 모두 직장 내 스트레스의 근원이다.

최근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2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업무 도중 가장 서러울 때로 42.3%(복수응답)가 답한 '잡다한 업무를 혼자 할 때'가 꼽혔다.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는 '기분 안 좋은 상사가 이것저것 트집 잡을 때'(52.7%)가 가장 서럽다고 답했고, 이어 '믿고 말했는데 소문내고 다닐 때'(26.7%), '친한 척 하더니 무리한 업무 요청을 할 때'(24.1%) 순이었다.


서러움을 받으면서도 직장생활을 유지하는 이유는 '먹고 살기 위해'라는 답변이 대부분이었다. 절반 이상인 53.2%가 '꼬박꼬박 월급이 들어와서'라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더 나은 회사로 이직하기 위해서'(40.2%), '다들 참고 하는 일이라서'(37.1%)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회사에 다니면서 가장 서럽고 힘들었던 상황은 언제였는지 직장인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다.

◆임금 문제와 비정규직 차별.."가장 힘들어"= 직장인 한수영(가명ㆍ27)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 후 첫 직장으로 들어간 신생기업에서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2개월간의 임금체불도 모자라 갑자기 회사 문을 닫겠다는 사장의 청천벽력같은 말을 들은 것. 조만간 밀린 임금을 주겠다며 시간을 끌던 사장은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을 배우자 명의로 빼돌리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한씨는 반년 가까이 고용노동부와 법률구조공단까지 전전한 끝에 보상금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는 "사회초년생 시절이라 상처가 커서 눈물도 많이 흘리곤 했었다. 끔찍한 악몽을 꾼 것 같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경력직으로 기업에 취직한 서동현(가명ㆍ31)씨도 최근 직장에서 '돈' 때문에 서러운 일을 겪었다. 회사 방침 상 입사 후 1년은 계약직인 탓에 정규직인 동료들은 다 받는 여름 휴가비를 서씨만 받지 못한 것. 그는 "팀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나만 제외됐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당황한 기색을 감추느라 혼났다"며 "돈도 돈이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알게 모르게 차별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가장 힘들다"고 전했다.

참을 수 없는 '직장의 서러움 3'


◆온갖 '잡일' 시키고 트집 잡는 꼴불견 상사 = 직장인 김진석(가명ㆍ29)씨는 날마다 담당 업무와 상관없는 궂은일을 시키는 상사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달 상사의 이삿날 김씨를 불러낸 건 전조에 불과했다. 이후 대학생 딸의 학교 과제, 사무실에 있는 금붕어 어항 청소까지 온갖 잡무는 다 김씨의 차지다. 그는 "마치 심부름 센터 직원이 된 느낌"이라며 "줄곧 허드렛일을 시켜놓곤 퇴근 직전에 불러내 '왜 지시한 업무를 마치지 못했냐'고 물을 땐 한숨만 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오민지(가명ㆍ32)씨는 사소한 것에 일일이 트집을 잡는 상사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짜증이 치민다. 평소 남부럽지 않은 세련된 패션감각을 가진 것으로 유명한 오씨에게 '코디가 이상하다', '그 옷은 유행이 지나지 않았냐'며 오씨를 괴롭힌다. 며칠 전에는 오씨가 건넨 말에 상사는 '말투가 좀 까칠하게 들린다'고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오씨는 "도대체 왜 그러는 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평소 상사는 다혈질인 성격 탓에 흥분을 잘하고 입에 담지 못할 욕설까지 한다. 말투까지 지적당하니 황당할 따름"이라고 털어놨다.


◆직장 내 동료 "같은 편이야, 적이야?" = 올해 2년차 신입사원인 박주림(가명ㆍ32)씨는 얼마 전 여름휴가를 다녀온 후 회사에서 눈칫밥을 먹느라 혼났다. 휴가 예정일을 앞두고 건강에 이상이 생긴 탓에 휴가를 몇일 당겨 일주일 넘게 쉰 것이 화근이었다. 정씨는 "회사에 복귀했는데 '몸은 좀 괜찮냐'고 묻는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면서 "오히려 '자리를 오래 비워 피해를 줬다'며 볼멘소리만 해대니 나도 모르게 울컥하더라"고 말했다.


직장인 이서윤(가명ㆍ33)씨는 평소 믿었던 동료의 이기적인 면을 보고 정나미가 뚝 떨어졌다고 했다. 이씨는 "팀에 결원이 생겨 함께 업무를 분담해야 하는 상황에서 내게 모든 업무 부담을 지우려고 하더라"며 "내가 '그렇게 못 하겠다'고 하니 적반하장식으로 화를 냈다"고 전했다. 그는 "그동안 함께 일하면서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결정적인 순간 등을 돌리는 건 한 순간이더라"며 "특히 주변 사람들을 하나둘씩 자기 편으로 만드는 그 동료의 지능적인 수법은 혀를 내두를 정도"라고 덧붙였다.


직장인들의 갖은 애환만큼 스트레스 해소법도 다양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펑펑 울기도 하고, 퇴근 후 술 한 잔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고 했다. 마음이 맞는 친구나 동료들과 모여 즐겁게 수다를 떨거나 맛있는 요리를 먹으며 짜증을 일순간 날려버리기도 한다. 가족과 함께 위안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7년차 직장인 박영란(38)씨는 "직장 내 갈등을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여유롭고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며 "서럽고 억울한 상황을 그저 꾹 참기보단 상대방과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누며 해결하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