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단독]이순우 찾아간 박삼구, 앙금풀릴까

시계아이콘읽는 시간1분 25초

지난 23일 우리금융지주서 회동

비협약채권 문제 양해, 자본변동성 취약 이해 구했을수도
'자율협약 졸업'도 거론 가능성 커

단독[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임선태 기자]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이순우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만났다.


금호타이어금호산업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중이고, 아시아나항공은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양측 최고경영자(CEO)의 미팅배경에 재계와 금융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회장은 23일 오후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지주 본사를 방문, 이 회장과 회동했다. 이날 만남은 박 회장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


이 회장은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박 회장께서 여러 차례 방문하시겠다고 해서 만나 뵙게 된 것"이라며 "금호아시아나그룹에 특별한 이슈가 있어 만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박 회장께서 우리금융지주 회장 취임을 축하해 주기 위해 직접 찾아주셨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룹 오너가 직접 금융회사를 찾아 취임 축하를 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통상 금융권 최고경영자(은행장 등)가 거래 기업을 방문해 인사를 하고, 덕담을 나누는 것이 관례다.


재계 일각에선 연초 우리은행이 금호산업 법인 계좌를 가압류하는 등 양측이 대립각을 세운 바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금호산업 베트남 법인인 금호아시아나플라자사이공(KAPS)에 대한 설립자금 대출금 600억원에 대한 상환을 요구했으나 금호산업과 산업은행(주채권은행)이 묵살하자 지난 2월 금호산업 계좌를 가압류했다.


지난해 금호산업이 보유중인 KAPS 지분 100%중 50%(721억원)를 아시아나항공에 매각하면서도 비협약채권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금융당국의 중재로 우리은행이 한발 양보했지만 우리은행의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따라 박 회장이 연초 발생한 비협약채권 문제에 대해 이 회장(당시 우리은행장)에게 양해를 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박 회장이 우리은행과 관계복원 차원에서 직접 우리금융지주 회장실을 찾았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이 이 회장에게 취약한 자본변동성에 대한 이해를 구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에 대한 비협약채권 규모는 790억원. 이를 출자전환할 경우 상호출자 구조가 돼 법적다툼의 소지가 될 수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상호출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간 내 이를 다시 순환출자 구조로 변환하는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이 금호산업의 지분을 일단 보유하고 즉시 계열회사들이 나눠 갖는 방식으로 박 회장이 채권단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슈는 채권단이 보유한 금호산업에 대한 500억원 규모의 무담보채권이다.


박 회장은 내심 무담보채권의 출자전환을 원하지만 이 과정에서 채권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채권단이 선뜻 동의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밖에 박 회장이 올 연말 예정돼 있는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졸업에 대해 이야기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불시착 사고발생 직후 1373억원 상당의 재해발생금액이 발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자산(지난해 기준) 총액 대비 2.26%에 달하는 규모로 아시아나항공 경영실적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부채비율 미충족, 경영목표 미달(당기순손실 393억원) 등의 이유로 채권단 공동관리가 1년 더 연장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1·4분기 매출 1조4207억원, 영업손실 211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 사고로 인해 하반기 경영실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따라서 박 회장이 주요 채권단인 우리금융지주(우리은행)를 찾아가 채권단 공동관리 졸업 문제 등 다양한 이야기를 이 회장에게 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재계과 금융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임선태 기자 neojwalke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