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애경이 장애인 사업장의 자립 기반 조성에 나섰다.
애경은 지난해 11월부터 약 8개월여 동안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인 중증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 형원의 외주생산 능력을 높이기 위한 개선사업을 진행, 주방세제 '트리오 브라보'를 형원에서 23일부터 생산 판매한다고 밝혔다.
애경의 이번 지원사업은 단순히 일감을 주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고정적인 일자리 창출에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 안정적 매출을 통해 장애인 사업장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외주생산은 물론 사업장 자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둔 것이다.
그동안 대기업의 장애인 사업장 지원은 소규모의 OEM(주문자 생산방식) 생산과 같은 단순외주를 주는 것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경우 장애인 사업장의 단기적인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만 오히려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게 될 위험이 존재했다. 외주를 주는 회사의 사정에 따라 외주생산이 끊기게 되면 장애인 사업장 자체의 생존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애경은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형원에 대한 지속적인 협업관계를 위한 전반적인 체질개선 작업을 중심으로 크게 생산 및 원료 설비 개선, 생산 및 품질 관리 시스템 개선으로 나눠 진행했다.
생산 및 원료 설비 개선의 경우 생산능력과 원가 경쟁력을 높여 소비재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췄다. 애경은 형원과의 협의를 통해 기존 설비와 업종을 고려, 생산품목을 식자재용 주방세제 '트리오 브라보'로 결정했다. 애경 관계자는 "품질관리, 연구소, 마케팅 부서의 담당실무진이 형원이 위치한 경기도 파주까지 20회 이상 찾아가 생산설비, 원료설비 노하우를 전수해 형원에 맞는 최적의 설비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생산 및 품질 관리 시스템 개선은 동일한 품질의 제품이 대량생산 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 형원의 경우 소규모 사업장 형태여서 품질관리 체계가 불안해 설비와 함께 균등한 품질의 제품 생산을 위해서는 대대적인 프로세스 개선작업이 필요했다.
이에 따라 형원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품질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애경의 생산관리 노하우를 형원의 사업체 상황에 맞게 정착시키는 데 많은 시일이 걸렸다. 특히 애경에서는 형원의 품질관리 인원을 대상으로 OJT교육(On the Job Training: 직장 내 직무교육)까지 직접 실시했다.
애경 관계자는 "대량생산에 맞는 설비와 관리시스템이 도입되면서 원료의 배합에서 제품 충진에 이르는 생산 프로세스가 2배 이상 빨라졌다"면서 "지원초기 제품 충진에 12시간 이상 소요됐으나 3시간 이내로 단축됐고, 장애인 근로자의 역량이 향상되면서 하루 5t 미만이었던 완제품 생산능력이 20t 이상으로 4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형원에서 출시하는 트리오 브라보는 애경 식자재 총판을 통해 정식으로 식자재업체에 납품되고, 애경에서 자체 생산한 제품과 동일하게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고광현 애경 사장은 "형원이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사회적 배려대상자인 장애인의 사회참여가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기여함으로써 사랑과 존경이라는 기업이념 아래 모두가 진정한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형원은 2011년 9월 경기도 파주 에덴복지재단 안에 들어선 장애인 다수고용사업장이다.
임혜선 기자 lhsr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