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충남 태안군 몽산포해변서 30여 팀 참가…김성복 성신여대 교수, “체험과 축제의 장 만든다”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이번 주말 아름다운 해변과 울창한 소나무 숲이 매력적인 충남 태안 몽산포해변에서 모래조각 향연이 펼쳐진다.
13일 열리는 ‘몽산포 국제 모래조각 페스티벌’은 올해로 11회째로, 국내외에서 30여개 팀이 참가해 경연을 펼친다.
해변의 ‘모래 축제’는 이 외에도 몇 곳에 더 있지만 몽산포 페스티벌은 기름 유출의 아픔을 겪은 태안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이 페스티벌이 대학생들의 엠티(MT)에서 시작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성신여대 조각과 학생들이 이곳을 찾은 것은 지난 2003년. 학생들은 “의미 있는 MT를 하자”는 뜻에서 모래조각을 만들었는데, 이것을 눈여겨본 태안군의 제안으로 성신여대와 몽산포해수욕장 상인들이 지금의 국제 모래조각 페스티벌로 키웠다.
그리고 4년 뒤, 태안 앞바다는 유조선의 침몰 사고로 일대가 기름으로 뒤덮이는 대참사를 겪었다. 그 후로 이 페스티벌에는 태안의 아픔을 극복하려는 기원의 의미, 또 이 해변을 떠났던 사람들을 불러 모으는 초청의 의미가 담겼다.
올해 페스티벌 주제는 ‘축복의 바다’다. 10년 전 학생들과 함께 이 축제를 처음 시작했던 김성복 성신여대 조각과 교수(49)는 “기름 유출 사고를 극복한 뒤 바다가 주는 선물, 바다의 고마움을 모래조각으로 나타내 보자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국에서 가장 긴 해안선과 그 뒤로 펼쳐진 송림이 빼어난 경관을 만드는 몽산포해수욕장은 모래사장의 경사가 완만해 모래조각을 만들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라며 “어린이들에겐 놀이를, 어른들에겐 어린 시절 모래장난을 떠올리게 하는 온 가족의 놀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모래조각은 직접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개성과 정성이 담긴 작품의 감상과 함께 밀물에 스며드는 작품들을 보며 여름바다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는 색다른 체험이 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페스티벌엔 김성용, 선무, 카르멘 치어스 등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한다. 김 교수는 “축제는 특별한 자격 제한 없는, 누구에게나 열린 행사다. 미리 신청한 팀들 외에도 현장에서도 접수할 수 있다”며 “즐기는 것을 넘어 참여, 소통하며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어울림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철 기자 panpany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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