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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재미 없네" PEF 손떼는 증권사

시계아이콘읽는 시간01분 13초

올들어 신규 설립 'IBK-SK 파트너십'유일
'고위험' 사업군 분류 유동성 투입 꺼려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증권사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압박 기업에 단비 역할을 했던 사모투자펀드(PEF)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업무 다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가 별 재미를 보지 못한다고 판단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대형증권사 자기자본 확대 조치 등 투자은행(IB) 부문 선진화가 장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스스로 국제 금융경쟁력을 퇴보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들어 6월 말까지 증권사가 신규 설립한 PEF는 SK증권이 중소기업은행과 함께 코스닥기업 신주인수권부사채(BW) 인수 등을 위해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한 'IBK-SK 중소중견 글로벌투자 파트너십'이 유일하다.

하지만 주요 출자자가 SK그룹과 중소기업은행으로 증권사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PEF는 단 한 곳도 설정되지 못했다.


이는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2008년 이후 2011년까지 29개의 PEF를 설립했던 분위기와 딴판이다. 지난해에도 교보증권, 대신증권, NH농협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 리딩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동양종합금융증권, 신영증권, SK증권, IBK투자증권 등이 신규 PEF를 설정했고 총 약정액은 1조7711억원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 2004년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으로 PEF가 도입된 이후 금융권 전체 출자금액은 42조2169억원에 이른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매년 수 조원 어치를 조성했던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서는 거의 참여하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증권사들은 PEF를 '고수익 고위험' 사업군으로 분류해놓고 유동성 투입을 꺼리고 있다.


대우증권은 투자대상이 정해지지 않고 조성되는 블라인드 PEF사업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부동산이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저축은행 사태까지 터져 투자 전망이 불투명한 섹터에 자금을 넣기가 어렵다"며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투자 대상을 찾는데 비중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증권도 업황 부진을 의식해 PEF사업을 진행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다른 증권사에 비해 소극적이었던 자기자본 투자(PI)를 당분간 진행하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소형 증권사의 경우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갖는' 영업구조에 흥미를 잃고 손을 털고 있다. 한 증권사 임원은 "PEF 관리보수율이 투자금액의 1%대 초반으로 낮아졌는데 약정금액 상당부분을 은행권에서 빌리는 탓에 이자 부담을 감안하면 남는게 없다"고 푸념했다.


이런 가운데 증권사의 안전 수익창출 모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금 회수 기간을 3년 이내로 잡는 상황에서는 PEF 사업부문에서 성공하기가 어렵다"며 "이같은 영업 마인드로는 IB경쟁력 강화가 헛구호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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