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2개월 연속 85%(IFRS 기준)를 넘어서면서 손해보험사들이 고민에 빠졌다. 지난해 4000억원대로 크게 줄었던 손실액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 수준이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월 차보험 손해율은 86.1%로 전년동월의 78.1%보다 8%포인트가량 상승했다. 5월은 85.5%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1.0%보다 4%포인트 이상 올랐다.
업계에서는 4~5월 손해율 상승이 다소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이 지난 이후에는 사고건수가 줄어 손해율 역시 감소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득로 손해보험협회 상무는 "손해율 상승 원인을 파악했는데 딱히 두드러지는 특징이 없었다"면서 "유가가 하락하면서 자동차 운행이 증가했다는 점이 그나마 설명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구조적으로 손해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온라인보험을 비롯해 각종 할인 요소가 적용되면서 보험료는 줄어든 반면, 손해에 따라 지급되는 보험금은 별다른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고와 함께 수반되는 차량정비, 의료수가의 적정성 여부가 보험사와 공유되지 않는 점 역시 자동차보험 손해율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금융당국은 손해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보험료를 높일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데 주력하기로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오는 7월부터 시행하게 될 자동차보험 진료비 심사는 대표적인 사례다. 그동안 자동차보험사와 공제조합 등이 심사를 했는데 심평원이 전담하면서 일명 '나이롱환자'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평원의 차보험 진료비 심사 성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외제차 순정부품의 가격을 공개하는 방안도 추진해 보험료 상승 압력을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최일권 기자 i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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