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정상화 급물살 영향.. 재무개선 증명서 제출 가능해져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쌍용건설이 1조2000억원 규모의 중동 대형 지하철 공사 등 해외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청신호가 켜졌다. 채권단들이 쌍용건설의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에 동의하면서 중동 발주처가 요구한 재무개선 증명서를 제출할 수 있게 돼서다. 쌍용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라 조만간 공사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계기로 쌍용건설 정상화는 급물살을 타게 됐다. 먼저 중동 공사 외에도 약 3조원 규모의 수주가 임박한 해외 프로젝트들에 청신호가 켜지며 경영 정상화에 가속이 붙게 됐다. 동시에 매각 작업까지 순탄히 진행되면 쌍용건설은 탄탄한 기업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17일 쌍용건설 채권단 등에 따르면 75% 이상이 ▲신규자금 4450억원 ▲출자전환 1070억원 ▲해외PF 사업 추가 보증 2400억원 등의 지원 방안을 골자로 한 워크아웃에 동의했다. 우리ㆍ신한ㆍ국민ㆍ산업은행 등에 이어 서울보증보험이 이 같은 뜻을 밝혔다. 3개월간의 진통 끝에 이뤄진 결정이다.
채권단은 또 재무구조 개선 결정을 40억달러 규모의 대형 지하철 공사를 진행하는 중동 발주처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쌍용건설은 공사대금의 28% 지분으로 참여 중으로 수주를 앞두고 무산 위기에 처했던 이 공사를 사실상 수주할 수 있게 됐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참여한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발주처가 요청한 재무개선 상황도 증명했기 때문에 99% 우리가 이 공사를 수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해외 고급건축의 명가'답게 추가 수주도 힘을 받게 됐다. 쌍용건설의 해외수주가 임박한 사업은 총 26억3000만달러(약 3조원) 규모다. 홍콩 지하터널 11억달러, 인도네시아 남수마트라 철도 14억달러, 적도기니 행정기관 등 1억3000만달러 등이다.
쌍용건설은 이참에 해외뿐 아니라 국내 사업도 전략적으로 펼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토목 공사 수주 실적 6위였던 만큼 이 분야에 집중할 방침이다. 민간건축부문에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이 없고 사업성이 있는 프로젝트에만 참여키로 했다. 아울러 최대 강점을 지닌 아파트 리모델링시장에서 주력적으로 사업 참여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쌍용건설은 현재 14개 단지 1만1907가구의 리모델링 시공권을 확보한 상태다.
쌍용건설은 이달 중 채권단과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MOU)을 맺은 뒤 본격 정상화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자금력을 지닌 투자자를 유치해 유상증자(M&A)를 추진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채권단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이뤄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쌍용건설의 주식거래 재개일은 오는 27일 1700억원의 출자전환 집행, 이후 1070억원의 추가 집행이 이뤄진 뒤 증권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정해질 예정이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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