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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세大亂 전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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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전세大亂 전주곡? ▲4·1대책 이후 호가가 오르고 거래가 살아났지만 6월 들어 한 건의 거래도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잠실 주공5단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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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전셋값이 심상찮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는 42주 연속 올랐다. 무더위가 시작되면 전세시장이 안정된다는 공식이 깨지고 있는 것이다. 매매가는 3주 만에 하락반전하는 등 4·1부동산 대책의 온기가 식어가면서 하반기 전세대란을 점치는 전문가들도 많다. 서민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커질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10일 기준) 결과 전셋값이 전주 대비 0.08% 상승했다. 수도권(0.07%)이 42주 연속, 지방(0.09%)은 43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감정원의 가격조사는 호가 기준이 아닌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신뢰도가 높다.


이같은 전세시장 동향은 봄 이사철이 지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는 6월이면 한풀 꺾이던 과거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의 경우 5월 셋째 주 주춤하던 전셋값이 6월 첫 주 마이너스를 기록, 8월 말까지 하락세를 보였다.

강남3구 중소형 아파트 경우 전세 최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생겼다. 전세 비수기인 6월에 보기드문 현상이라는 평가다. 서울 잠실동 D공인 관계자는 "이달 초 리센츠 84㎡형이 6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이뤄지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6억원이 깨졌다"면서 "가을 전세 시장이 본격 펼쳐지면 이 같은 사례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시장 부양 의지에도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는 이유에 대해 집값 상승 기대감이 약해지면서 전세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전세시장의 비수기라 할 수 있는 6월까지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상반기 전세 재계약 물량이 많았던 데다 2~3분기 아파트 입주 물량이 적은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저금리 상황에 반전세 물건이 많아지면서 순순 전세 물건이 귀해진 영향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4·1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4월 첫 주 상승세로 돌아선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6월 들어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관심이 높았던 강남 재건축도 거래가 뜸해지고 있다.


실제로 올 1분기 8억8400만~9억4500만원에 거래되던 잠실 주공5단지 전용 103.5㎡는 5월 들어 10억4000만~10억6000만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6월에는 단 한거의 거래도 없었다.


부동산 시장이 4·1대책 이후에도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반기 전세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정부는 낙관하고 있다. 집값이 바닥인 상황에서 매매로 이어지지 않는 점과 비수기에도 전세시장이 지속 상승하는 데 대한 문제의식은 찾아보기 힘들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11일 새누리당 초선 의원 대상 특강에서 "부동산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지진 않을 것이란 기대감은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의견과는 대조적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하반기 수도권 주택거래 전망 경기실사지수(BSI)는 51.1로 기준치(100)에 크게 못 미쳤다. 김리영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정부의 4·1대책 효과로 거래가 반짝 살아나긴 했지만 하반기에는 주택거래가 다시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4·1대책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정부의 부동산대책만으로 시장이 살아나긴 힘들다"면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 등 과거 부동산 과열기에 만들었던 규제를 정상화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거래가 살아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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