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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稅숨바꼭질, 금융위기 이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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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稅숨바꼭질, 금융위기 이후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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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조세피난처에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세금을 줄인 한국인 명단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30일 3차 명단까지 공개된 사회 지도층 인사의 명단은 총 15명이다. 뉴스타파는 지금까지 조세피난처에 페이퍼 컴퍼니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된 한국인 숫자만 245명이라고 밝힌만큼 조세피난처에 상당한 규모의 자금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전 세계가 찾아내려 혈안이 되고 있는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자금 규모는 대체 얼마나 될까.

조세피난처에 대한 정의는 명확하게 한 가지로 통일돼 있지 않아 이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전후해 조세피난처로 도피한 자금이 급증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금융위기 계기로 급증?= 국제통화기금(IMF)은 2000년 은행 간 거래 내역을 바탕으로 부외(off-sheet) 자산 규모가 4조6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07년 보고서에서 역외에 숨겨진 자금이 5조~7조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한 바 있다. 2000년대 초중반까지 크게 늘지 않던 조세피난처 도피 자금은 금융위기를 계기로 급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초 영국의 조세정의네트워크(TJNㆍTax Justice Network)는 조세피난처에 도피된 자금 규모가 최소 21조달러이며 최대 32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32조달러는 2011년 기준 미국, 중국, 일본, 독일 4대 경제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친 것보다 많은 것이다. 2011년 기준 전 세계 총생산은 71조달러 정도였다.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조세피난처 자금이 급증한 이유는 이익이 줄어든 기업들이 세금이라도 절약해 이익을 보전하려는 시도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모임(CTJㆍCitizens for Tax Justice)'은 2011년 말 기준으로 포춘 500개 기업 중 290개 기업이 미국 외에서 1조6000억달러의 수익을 남겼다고 분석했다. CTJ는 2009년 1조1000억달러에 비해 급증했다며 금융위기 후에는 대기업들이 더 많은 소득을 조세피난처로 이전했다고 꼬집었다.


◆조세피난처 세금으로 370만 어린이 교육= 각국 정부가 조세피난처를 겨냥하는 이유는 재정이 부실화된 상황에서 최대한 탈세를 억제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조세피난처에 도피된 자금을 과세할 경우 그 효과는 얼마나 될까.


TJN는 조세피난처에 숨겨진 21조~32조달러의 자금이 연 3%의 수익을 올린다고 가정할 경우 30%의 소득세를 물리면 매년 조피난처에서 1900억~2800억달러 세수 확보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회계연도 미국 재정적자를 20~30% 가량 줄일 수 있는 규모다.


미국 공공이익연구협회(PIRG)는 올해 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미 기업이나 개인이 조세피난처로 이익을 옮기면서 미 연방정부는 매년 1500억달러의 조세 수입을 잃는다고 지적했다. 연방정부 뿐만 아니라 주정부도 매년 막대한 세수를 잃는다.


PIRG에 따르면 2011년 미 전체 주정부는 조세피난처 때문에 398억달러의 세금을 덜 거둬들였다. 398억달러 중 다국적 기업들이 260억달러 이상을 탈루했고, 부유한 개인이 나머지를 탈루했다고 PIRG는 지적했다.


398억달러는 370만 이상 어린이들의 1년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는 규모다. 또 2008회계연도 전체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소방공무원 예산으로 지출된 397억달러에 맞먹는 수준이다.


◆주주이익 보호 vs 사회정의= 일각에서는 조세피난처를 활용하는 것은 기업의 정당한 경영활동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탈세에 대해서는 무거운 처벌을 내려야 하지만 최대한의 주주 이익을 보전하기 위한 합법적 경영활동이라면 조세피난처를 규제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를 생각한다면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라도 조세피난처는 비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조세피난처는 그 속성상 부유층만이 접근할 수 있는 그들만의 리그다. 조세피난처가 많이 활용되면 될수록 부유층의 소득 대비 세금 비율은 중ㆍ저소득층보다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워런 버핏은 자신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직원보다 더 많은 세금을 냈지만 소득에 대한 세금 비율을 따질 경우 훨씬 더 적은 세금을 냈다며 부자들의 세금을 올리는 것은 정당하며 자신은 기꺼이 더 많은 세금을 낼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버핏이 다른 부자들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는 이유도 사회 정의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유독 세금 관련 시민단체 이름에 '정의'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는 이유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기업 사이에서도 큰 기업들이 조세피난처를 더 많이 활용한다. 미 회계감사원(GAO)에 따르면 2008년 기준으로 미국 100대 상장 기업 중 83개 기업이 조세피난처에서 매출을 발생시켰다. 이들 83개 기업이 조세피난처에 둔 자회사 수는 2400개를 웃돌았다. 상당 수 기업들은 구제금융을 받거나 정부와의 계약을 따내면서 이익을 냈으면서도 연방정부에 세금은 적게 내려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GAO는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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