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판 나스닥인 촹예반(ChiNextㆍ創業版)에 상장한 중소기업들이 조만간 주가 폭락을 경험할 것이라는 경고가 제기됐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11~2012년 37%나 급락했던 촹예반 지수는 올해 다시 43% 급등했다. 중국 대표 300개 기업으로 만들어진 CSI300지수가 같은 기간 2.7%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촹예반 시장의 중소형주 거래가 과열 양상임을 보여준다. 촹예반 지수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4.6배를 기록, 이 역시 1.7배인 CSI 지수와 차이가 컸다. 두 지수의 PBR 격차는 2010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다.
촹예반에 상장한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차이나 인터내셔널 이머징 모멘텀 펀드(CHIEMOM)는 지수 상승에 힘을 얻어 올해 41% 수익을 냈다. 중국 내 785개 펀드 가운데 가장 성적이 좋았다.
촹예반에서 거래되고 있는 중소형주의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데에는 시진핑 주석의 소비재, 기술, 대체 에너지 산업 육성 계획이 한 몫 했다.
천리 UBS 분석가는 중소형주에 집중된 투기 과열을 경고하며 거품 붕괴가 머지않았다고 진단했다. 천 분석가는 "거품은 두 달 안에 꺼지게 될 것"이라면서 "화이브라더스에서부터 레스 인터넷에 이르기까지 중소기업들의 상승 랠리는 조만간 정부가 돈 줄을 죄면서 끝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동성 공급이 타이트해지면 투자자들은 중소형주에서 발을 빼 대형주로 갈아탈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분석가는 조만간 발표될 중소형주의 1분기 실적이 순익 50% 증가를 예상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치는 2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1년 1월 중소형주 주가가 20% 급락할 것이라고 예상했었던 천 분석가는 당시 촹예반 지수가 9개월 만에 21% 급락하면서 중국 주식시장에서 '족집게'로 통한다.
중국교통은행의 하오 홍 분석가도 촹예반 시장의 중소기업 주가가 지나치게 올랐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그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나오면 거래가 한 풀 꺾일 것"이라면서 "뮤추얼 펀드들이 스몰캡 보유 양을 줄일 경우 연쇄반응이 나타나 매도세 폭탄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스몰캡은 돈을 넣기에 가장 위험한 투자처"라면서 "촹예반의 강세는 더 이어지지 못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통은행에 따르면 중국 뮤추얼펀드들은 현재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중소형주에 할당하고 17%만이 대형주에 투자하고 있다.
◆용어설명
촹예반 ▷ 2009년 출범한 촹예반은 '중국판 나스닥'으로도 불린다. 상하이와 선전 거래소 보다 상장 조건이 상대적으로 느슨해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해왔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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