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지구 특공대'가 맹활약한 아우크스부르크가 2년 연속 1부 리그 잔류에 성공했다.
18일(한국시간) 홈구장 임풀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2-13 독일 분데스리가 34라운드 그로이터 퓌르트와 시즌 최종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승점 3점을 보탠 선수단은 8승9무17패(승점 33)로 15위를 확정, 강등권을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기존 15위 뒤셀도르프(승점 30)는 하노버96과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져 17위로 밀렸다. 반면 강등위기에 몰렸던 17위 호펜하임(승점 31)은 원정에서 도르트문트에 2-1로 역전승하며 16위로 등극,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확보했다. 분데스리가는 15위까지 1부 리그에 생존하고, 17~18위 팀은 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된다. 16위는 2부 리그 3위와 플레이오프를 치러 잔류 여부를 정한다.
두 시즌 연속 벼랑 끝에서 살아남은 쾌거였다. 아우크스부르크는 2011년 2부 리그에서 승격한 뒤 지난 시즌 14위로 간신히 1부 리그에 살아남았다. 중심에는 구자철이 있었다. 지난해 1월 볼프스부르크에서 6개월 임대도 둥지를 옮긴 뒤 15경기에서 5골 1도움을 올리며 강등권 탈출을 이끌었다. 남다른 성과를 인정받아 한 시즌 계약 연장에도 성공했다.
올 시즌엔 지동원이 해결사로 나섰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선덜랜드를 떠나 단기임대로 팀에 합류한 뒤 17경기 연속 선발 출장하며 입지를 굳혔다. 공교롭게도 후반기에만 5골을 몰아치며 지난해 구자철의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난달 15일 프랑크푸르트와의 29라운드 홈경기에서는 독일 입성 이후 첫 멀티 골을 터뜨린 바 있다. 덕분에 전반기 단 1승에 그쳤던 아우크스부르크는 지동원이 가세한 뒤 7승을 쓸어 담으며 극적인 '잔류 신화'를 재현했다.
지동원의 활약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이날 섀도스트라이커로 풀타임을 뛰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2-1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후반 29분에는 시즌 5호 쐐기 골까지 터뜨리며 1부 리그 잔류를 자축했다.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수비 한 명을 따돌린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반대편 골망을 갈랐다. 지난달 27일 31라운드 슈투트가르트와 홈경기 이후 3주 만에 나온 득점포였다. 옆구리 부상 후유증으로 벤치에 대기했던 구자철도 후반 32분 교체 투입돼 승리의 기쁨을 함께했다.
남은 관심은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구 특공대'의 다음 시즌 거취. 구자철은 원 소속팀 볼프스부르크로부터 강력한 복귀 의사를 전달받았다. 지동원을 보유한 선덜랜드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런 가운데 거듭된 선전으로 타 구단까지 영입 의지를 드러내면서 '코리안 듀오'의 주가는 훨씬 높아질 전망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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