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주 처음으로 미국 의회를 방문한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쿡 CEO는 오는 21일 미 상원 상임조사소위원회의 기업 역외탈세 관련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한다.
상임조사소위는 최근 다국적 기업들이 역외 소득이전을 통해 탈세하고 있다는 의혹을 조사하고 있다.
쿡 CEO는 이 자리에서 법인세 제도를 '대폭 단순화'하기 위한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WP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쿡은 어떤 제안을 할 것인지 획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국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미국으로 들여와 투자할 수 있도록 역외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을 낮춰 달라는 내용이 예상된다.
그는 "오늘날 외국에서 번 돈을 미국으로 송금하려면 35%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이는 정말 많은 액수"라며 "세율이 '0%'가 돼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휴렛패커드(HP) 등 다른 기업들도 조사대상에 올랐지만 CEO가 직접 청문회 증언에 나선 것은 애플이 유일하다고 WP는 전했다.
애플은 1450억달러(162조 원)에 이르는 보유 현금 가운데 1000억 달러를 국외에 쌓아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달 애플이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위해 대규모 채권을 발행한 것도 세금을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많았다.
쿡 CEO는 애플이 "주(州) 정부와 연방정부에 내야 하는 세금을 합치면 국내 소득세로만 거의 시간당 100만 달러가 된다"며 "애플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는 법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쿡 CEO는 "애플은 매우 엄격한 윤리기준을 갖고 있으며, 기업이 높은 시민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믿는다"며 "우리가 미국 내에서 만들어내는 일자리 수와 투자하는 액수를 보면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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