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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저금리 시대 은행산업, 美·日을 보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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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단상]저금리 시대 은행산업, 美·日을 보면 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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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11월 발표한 '세계 장기 성장률 전망' 보고서에서 저출산ㆍ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감소로 2011~2060년 우리나라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1.6%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2030~2060년에는 1.0% 수준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는데 이는 OECD 42개 회원국 중 끝에서 두 번째다. 일본의 1.4%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도 이미 저성장ㆍ저금리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국내 은행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다. 국내은행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자산 비중은 2008년 182%를 정점으로 작년 말 160%로 하락했는데 이는 경제 성장세에 비해 은행의 총자산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예대업무 중심(이자이익 위주)의 차별성 없는 비즈니스 모델 또한 은행의 수익성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저성장ㆍ저금리 충격에 대한 국내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했다. 경제성장률 1%에 기준금리가 현재(연 2.5%) 보다 1%포인트 낮은 상황이 5년간 지속될 경우 국내은행의 2017년 당기순이익은 2012년 대비 83.5% 급감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이런 상황이 10년간 지속될 경우 2022년 국내은행은 5조2000억원의 적자를 시현할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국내 은행산업이 저성장ㆍ저금리라는 성장의 하방위험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우리보다 먼저 이러한 상황에 직면했던 일본과 미국 은행들의 대응 방향을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다.

일본 은행들은 1990년대 초 부동산 버블의 붕괴와 고령화로 저성장ㆍ저금리 시기에 직면했으며 이에 따른 이자이익의 감소에 대응해 신규 수수료 수익 발굴과 고객기반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다.


일본의 미즈호 금융그룹은 중소기업 소유주를 대상으로 교차판매(고객의 구매상품과 관련된 상품의 추가 구매를 유도)와 격상판매(고객의 라이프사이클 등을 고려해 희망 상품보다 상위의 상품 구매를 유도)를 시도했다. 중소기업 고객의 니즈(대출ㆍ기업성장ㆍ해외진출)와 개인고객의 니즈(자산관리ㆍ상속 및 사업 승계 등)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전략이다. 아울러 포화 상태의 일본 시장에서 벗어나 성장성과 접근성을 고려한 해외시장 진출 확대에 주력해왔다. 2011년 6월 현재 일본 대형은행들의 총대출 중 18%가 해외대출이며 2010년 기준 해외수익 비중은 17.6% 수준이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유럽계 은행들이 퇴조를 보이면서 일본 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는데 2010년 아시아 무역금융 시장의 점유율은 유로존 은행들이 43%, 미쓰비시UFJ 금융그룹 등 일본계가 6% 수준이었으나, 2012년 1분기에는 각각 3%와 53.5%로 역전됐다.


미국 역시 금융위기 이후 자본규제를 강화했고 이는 은행들의 수익성을 크게 위축시켰다. 미국 2위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금융위기를 맞아 은행지주사 전환 등으로 자본확충 압박이 증가하면서 기업금융과 트레이딩 고위험사업을 축소하고 웰스매니지먼트(WM) 등 자산관리사업을 확장했다. 그 결과 2013년 1분기 자산관리업무의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하고 순이익 비중은 61%에 이르는 등 사업구조 전환에 성공했다.


이제 국내 은행산업도 저성장ㆍ저금리 시기에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 해외 성장시장 진출, 리스크를 고려한 사업 구조조정과 신규 수수료 수익 발굴 등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의 고객이 누구이고, 그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병행돼야 한다. 은행의 미래는 고객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윤용로 외환은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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