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내 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시계아이콘02분 1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전슬기 기자]
5월 2주 예스24 종합 부문 추천도서 3


대부분의 아기들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입 밖으로 꺼내는 말은 ‘엄마’라는 단어가 아닐까. 세월이 흘러도 엄마는 늘 엄마로 불리지만 아빠는 어느새 아버지라는 호칭에 더 익숙함을 느낀다. 가족 안에서 아버지라는 존재는 늘 낯설기만 하고 왠지 멀게만 느껴진다. 언제나 가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껴안고 있지만 가족들에게는 늘 강인한 모습만 보여준다. 아버지로 살아간다는 것은 어쩌면 기나긴 외로움의 터널을 걷는 것일지도 모른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모습에서 아버지의 무게를 느낀다. 아버지도 늘 아빠로 존재하고 싶을지 모른다. 우리는 과연 아버지의 모습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1. 아버지의 일기장


내 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AD


우리나라 만화계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널리 알려진 만화가 박재동은 만화방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열 살 되던 무렵부터 한참 장성한 뒤까지 만화방 주인이었고, 어머니는 만화방 한쪽에서 팥빙수를 갈고 오뎅과 떡볶이를 팔았다. 그가 떠올리는 어린 시절의 풍경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이 그러하듯 아침부터 저녁까지 가난한 삶을 꾸려가느라 동분서주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대학 들어가기 전까지 아버지와 함께 살았을 뿐만 아니라, 비교적 사이가 좋았던 부자지간이었음에도 아들은 자식과 가족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깊었는지, 고생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그의 심정은 어땠을 지에 대해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그렇게 지내왔다.


그런 그가 병든 몸으로 만화방 한쪽에서 고요히 앉아 책을 보시던 것으로만 기억하던 아버지를 다시 만난 건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한참 뒤, 그분이 남겨놓은 수십 권의 일기장을 읽고 난 뒤였다. 우연히 아버지의 일기를 펼쳐 읽게 된 60대 아들은 지금의 자신보다 훨씬 젊은 아버지의 40대부터 엇비슷한 나이가 된 60대의 아버지가 살았던 세월을 하루하루 되짚어보며 미처 몰랐던 아버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게 되었다. 그리고 아들은 아버지의 일기장 틈틈이 메모를 남기고, 그림을 덧붙이면서 이제는 돌아가시고 안 계신 아버지에게 못다 한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했다.


2.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날들


내 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2006년 9월 4일 사진작가 필립 톨레다노는 사랑하는 어머니를 잃었다. 난데없는 이별이었다. 어머니의 예기치 못한 타계로 흘린 회한의 눈물이 마르기도 전에, 설상가상으로 아버지가 심각한 기억상실에 시달린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졌다. 단기기억 상실을 동반한 치매를 앓고 계신 아버지를 모시고 산 지 일 년여가 지나, 그는 사진을 찍고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웹사이트를 만들어 아버지와의 소소한 일상을 사진과 단상에 담아 올리기 시작했다. 정신이 허물어진 연로한 아버지와 함께하는 하루하루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자 즐거운 폭로였다.


치매에 걸린 100세에 가까운 나이의 아버지를 모신다는 것은 얼마나 힘겨운 일이었을까. 하지만 저자 필립 톨레다노는 아버지와 함께한 나날에 정말로 감사한다고, 이보다 더 큰 선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3년여의 시간 동안, 말하지 못한 채 가슴에 묻어둔 이야기 같은 건 하나도 없으며, 서로 바닥까지 다 보여주면서도 한 점 후회 없이 사랑을 나누었기 때문이다. 그는 아버지가 얼마나 재미있는 분인지를, 자식이 이룬 것에 대해 당신께서 자부심을 느꼈음을 알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3. 아들아, 아빠를 닮지 마라


내 아버지여서 고맙습니다



아들이 성인이 되고 결혼을 해 부모가 되어도 엄마에 대한 호칭은 언제나 엄마이지만 아빠는 이미 ‘아빠’가 아닌 ‘아버지’로 불린 지 오래다. 부모로서, 가장으로서, 그 역할에 충실했지만 어느새 부자지간에는 서먹함과 일정한 거리감이 자리 잡는다. 아빠의 친근함은 오간데 없고 가장의 의무감과 무게만 느껴진다. 게다가 몇 차례 경제 위기를 겪으며 남자로, 가장으로 살아가기가 점점 더 고달파지고 삭막해 졌다. 삶의 목표와 가치를 오로지 돈으로만 환산하는 ‘천박한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 ‘아빠’들의 자화상이자 고백서이고, 상처받은 아빠가 아들에게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다. 그리고 ‘아들’을 빌어 이 시대 청춘들에게 보내는 선배 세대의 또 다른 희망의 보고서이기도 하다. 저자는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이 책을 위해 김조광수 감독, 박성원 작가, 타이거 JK 등을 인터뷰해 우리 시대 ‘아빠’들의 솔직 담백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감추고 싶지만 감출 수 없고, 감춰서도 안 되는 선배 세대의 실책과 좌절, 그리고 그 고백을 통해 청춘들에게 다가가려는 작은 몸짓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제 청춘들이 선배 세대들과는 다른 새로운 미래를 가꿔가는 데 작은 힘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전슬기 기자 sgj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115:53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뷔 얼굴' 하나로 국적이 바뀌었다…한국어만 들어가면 불티나게 팔려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107:05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韓국적 갖고싶다" 뜨거운 인기…日돈키호테 점령한 K뷰티⑦

    지난달 일본 최대 뷰티 편집숍 '앳코스메 도쿄(@come TOKYO)'는 일본 뷰티 브랜드 '윤스(Yunth)' 팝업스토어 입장을 기다리는 대기줄로 북적였다. 일본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 관광객이 자주 찾는 쇼핑의 거리 '하라주쿠'에 위치한 매장은 K팝 아이돌인 방탄소년단(BTS) 뷔의 대형 사진이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윤스는 지난해 10월29일 뷔를 앰버서더로 발탁했다. 이 때문에 일부 방문객들은 윤스를 K뷰티 브랜드로 오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2116:08
    ③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시사쇼]
    ③장충단공원 이준 열사 동상과 오세훈 시장의 특별한 관계[시사쇼]

    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성동구청장) ②장미경(박홍근 의원) ③송현옥(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해 6·3 지방선거에서 5선에 도전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