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노조 '청년유니온' 한지혜 위원장
2010년 결성… 3년 만에 조합원 700명 돌파
"내년 최저임금액 최소 5910원은 돼야…"
[아시아경제 나석윤 기자] "자신이 가진 꿈보다 당장 돈을 벌어 생활안정을 이뤄야만 하는 청년들의 현실은 안타까움 그 자체입니다". 지난 3월 세 돌을 맞은 '청년유니온' 한지혜 위원장(30ㆍ여ㆍ사진)은 이 시대 청년들이 처한 상황을 이 같이 표현했다.
그 역시 대학시절 높은 등록금을 감당하기 위해 학자금 대출을 받았고, 대학을 졸업해선 대출금을 갚기 위해 일을 시작해야 했던 청년 중 하나였다.
한 위원장이 청년유니온과 인연을 맺은 건 대학졸업 이후인 2009년 8월이다. 당시는 청년유니온의 출범을 앞두고 준비위원회가 운영되던 시기였다. 당시 학자금 상환을 위해 비정규직으로 일하던 한 위원장은 자연스레 청년들이 처한 현실과 어려움을 접하게 됐다. 2010년 3월에는 창립멤버로서 청년유니온 출범을 주도했고, 기획단장과 20대모임장 등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청년유니온은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해 결성된 청년노동조합이다. 출범 당시 60명에 불과했던 조합원은 3년여가 지난 현재 700명까지 늘어났다. 인천, 대전 등 9개 지부가 운영될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조합원 총회를 거쳐 2기 위원장 자리에 올랐다. 그리고 지난달 30일에는 '5전6기'의 노력 끝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전국단위 노조 결성 필증을 받는 성과도 올렸다. 조합원들이 노동자가 아닌 구직자라는 이유에서 신청을 반려했던 정부가 결국 청년유니온의 존재를 인정한 것이다.
한 위원장은 "정부의 노조 인정은 청년 구직자들의 노동자성이 인정받은 첫 번째 사례"라며 "이로써 청년유니온 상근자들의 4대보험 가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힘을 쏟고 있는 부분은 다음달 중 정부에 제출되는 내년도 최저임금 산정 및 인상률 문제다. 올해 4860원으로 책정된 최저임금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상용직근로자 평균임금의 절반 수준인 5910원까지 끌어올리고, 최저임금위원회에 청년들을 직접 참여시키는 게 청년유니온의 구상이다.
총 27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내부 심의를 거쳐 내년도 최저임금액을 산정하는데, 이 과정에는 9명의 노동자 할당분이 있을 뿐 청년층 참여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임기를 10개월 가량 남겨둔 한 위원장의 꿈은 '직업상담사'다. 그는 "교육현장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진학'이 아닌 '진로'를 상담하는 전문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앞으로 공공기관 3% 청년고용할당제와 스펙기재란 없는 표준이력서 상용화 등 청년 일자리문제 해결에 역량을 모을 것"이라며 "위원장 임기를 마친 후에는 직업상담사라는 꿈을 위한 새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나석윤 기자 seokyun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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