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물가 안정을 위해 복잡한 농축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겠다.”
지난 3월 13일, 박근혜 대통령이 농협하나로마트를 방문해 했던 말이다. 정부가 유통구조 개선을 통한 물가 안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유통업체들이 산지 직거래 활성화, 로컬푸드 매장 확대 등 물가 잡기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편의점도 PB상품 확대, 할인 혜택 강화 등을 통해 이러한 기조에 발맞추어 나가고 있다.
28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해 동안 편의점 PB상품의 매출 구성비는 처음으로 전체의 30%를 넘어서는 등 매년 평균 3% 이상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발표한 ‘PB상품 이용실태’에 따르면 PB상품이 물가안정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70.7%였으며 최근 1년간 PB상품을 구매한 사람도 74.6%에 이르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PB상품 매출이 전년 대비 52.2%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33.8%로 전년 대비 5.9% 증가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치솟는 물가상승으로 인해 소비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알뜰 소비 문화’가 형성되었고 이에 따라 값은 저렴하면서도 품질은 우수한 PB상품들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PB 상품 개발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며 “합리적 가격을 제시하여 구매 만족도를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차별화를 통한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매우 유용하다”라고 말했다.
편의점은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 비해 상대적으로 상품 가격이 높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PB상품 개발을 통해 패키지 디자인 간소화, 판촉 등 관련 마케팅 활동에 드는 비용을 축소하고 나아가 자체 마진을 줄임으로써 NB상품 대비 10~15% 가량 가격을 낮출 수가 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새정부의 정책 기조에 맞춰 편의점도 물가 안정을 위해 PB상품 확대,할인 혜택 강화 등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만큼 이용 편의뿐만 아니라 가격 편의까지 두루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봄철 인기 과일인 오렌지도 편의점 가격이 마트와 비슷한 경우가 있다.
CU는 이 달 4일부터 비타민 C가 풍부한 제철영양간식인 오렌지 4입 상품을 3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할인점에서 같은 크기의 오렌지가 개당 850원에서 1250원임을 감안한다면 가격이 동일한 수준이다.
오렌지를 할인점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수입업체와의 직거래를 통해 유통구조를 개선했기 때문. 과일의 특성상 다양한 유통 과정이 필요하지만 이를 과감히 배제하고 수입업체로부터 다량의 물량을 사전 확보함으로써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CU는 보다 신선하고 저렴한 과일을 제공하기 위해 산지 지역 농가에서 농산물을 직매입하는 방안도 현재 검토 중이다.
CU의 이기용 상품본부장은 "가격과 품질 면에서 보다 더 가치있는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PB상품의 양적, 질적 업그레이드를 전략적으로 실행하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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