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사퇴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회장 선임 절차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이르면 이번주 안에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추위를 꾸리고 차기 회장 선임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회추위는 이사회 운영위원회가 선임하는 사외이사 3명, 주주대표 또는 주주대표가 추천하는 위원 1명, 외부 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15일 "이팔성 회장은 회추위가 구성돼 후임 회장이 결정될 때까지 업무를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 내부에 권한 대행을 할 수 있는 등기이사가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회추위가 구성되면 회장후보 공고를 내고 후보군을 압축한 뒤 면접 등 심사를 통해 새 회장 후보를 추천하게 된다. 회추위가 꾸려진 뒤 이사회 의결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선임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45~60일 가량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6월께 임시주총을 열고 새 회장을 선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모두 은행 내 사정에 밝은 이들이다. 이덕훈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대표와 이종휘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전광우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등이 후보로 꼽힌다. 정부가 최대한 빨리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내부사정에 밝은 인물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덕훈 대표는 우리은행장과 우리금융 부회장을 지냈으며, 이종휘 신용회복위원장도 우리은행장을 역임했다. 전광우 이사장은 우리금융 부회장을 지냈고, 이순우 행장은 현재 은행장을 맡고 있다. 하지만 이 키스톤 대표는 서강대 출신이라는 점이, 이 위원장은 대구경북(TK)출신이라는 점 등이 각각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회장의 사의를 계기로 우리금융 민영화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정부는 우리금융 민영화 로드맵을 이르면 6월 안에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국민주 방식을 통한 매각 방안은 일단 제외해 놓고 일괄매각과 분리매각 등 모든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빠른 시간 내에 효율적으로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위원회(공자위)는 2010년부터 세 차례에 걸친 우리금융 민영화 시도가 실패한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해 그 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자위는 지난 12일 민영화 재추진을 위한 킥오프 형식의 첫 간담회를 가진 바 있다.
이 회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이명박(MB) 정부의 금융계 인맥은 사실상 정리됐다. 강만수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이달 초 물러났으며,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하나금융회장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2월엔 미소금융재단 이사장도 그만뒀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오는 7월이 임기다.
정부는 어 회장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점을 감안해 무리하게 그만 두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의 회장후보 추천위원회는 이달 말 구성된다. 이로써 MB정부 시절 금융계 4대 천왕으로 불리면서 금융계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던 인사들은 모두 자진 사퇴 또는 임기 만료로 물러나게 됐다.
김대섭 기자 joas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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