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승미 기자]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전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노영민 의원이 10일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당시 안철수 전 대선 예비 후보측이 일방적으로 협상을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안 후보측이 기존 합의사항을 뒤엎고 무리한 요구를 해서 단일화가 성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당 대선평가보고서의 '문 전 후보가 안 전 후보의 제안을 빨리 수용하지 않아서 아름다운 단일화가 돼지 않았다'는 지적과 달리, 협상 실패의 원인을 안 전 후보 측으로 직접 돌린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노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안 전 후보측이 3대 3 협상에서 여론조사 기관을 3곳으로 가합의했다가 막판 특사 협상에서 1곳으로 줄이자고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론조사시 유무선 비율을 5대 5로 했다가, 막판에 7대 3으로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노 의원은 "이는 신의성실에 어긋나는 일방적이고 비합리적인 약속 파기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단일화 당시 안 전 후보측의 협상 태도가 오락가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해찬 대표 등 당시 지도부 사퇴를 사실상 요구하다가 이해찬 대표가 사퇴하니 '그런 요구를 한 적 없다'고 했다"면서 "후보의 의중을 대변한다는 사람의 주장조차 안 후보에 의해 뒤집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23일 특사 회동이 불발되자 안 전 후보가 그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한 점도 비판했다. 노 의원은 "단일화 협상 당시 후보간 회동에서 최종적으로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해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안 후보가 사퇴선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 의원은 "문재인 후보에게 안 후보는 단일화 경쟁 상대였지 아들이나 동생은 아니었다"면서 "선대위는 (안후보 측의) 땡깡과 억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노 의원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당시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의 비협조적 태도도 문제삼았다. 그는 "이번 대선 과정에서 첫 단추가 잘못 꿰어진 것은 당내 경선 과정에서 발생한 분란 때문"이라며 "경선 과정에서 공정성 시비가 있었고 갖갖은 이의 제기가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또 "경선이 끝나면 경쟁은 뒤로 하고 5일 이내 후보들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예의인데 이를 끝까지 거부했다"면서 "결국 단일화 과정에서 당력을 결집하는데 실패한 이유였고, 선대위를 3개 캠프로 만들게 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경선 관리에 불공정한 점이 있다면 당시 지도부와 중앙당 선과위는 정계은퇴 이상 책임을 져야하지만 만약 음해에 어떤 근거도 없다는 점이 밝혀진다면 그 주장을 한 사람 역시 책임을 져야한다"면서 당시 의혹을 제기했던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을 겨냥했다. 당시 예비 후보들이 대선 패배와 관련해 정치적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김승미 기자 ask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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