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켐 바이오사이언스
[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가장 강점이 있는 분야에서 싸워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김용주 레코켐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는 7년만에 기술력 하나로 코스닥에 특례 상장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레고켐은 LG생명과학의 30여년 신약개발 노하우를 가진 회사다. LG생명과학 신약연구소장이었던 김용주 대표를 비롯해 핵심연구진 7명이 모여 설립했다. 레고켐의 주력 연구분야인 항생제, 항응혈제, 항암제는 이들이 최소 5년 이상 수행하며 기술이전 등 성과를 도출했던 분야다. 덕분에 설립 이후 총 7건의 기술이전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특히 항생제는 김 대표가 25년 연구했던 전문 분야다. 지난해 12월 글로벌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 1억4000만달러(한화 1550억원) 규모의 그람음성균 항생제 기술이전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4반세기 축적된 노하우 덕이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시 팀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적어도 15~20년의 경험이 있어야 한다”며 “레고켐은 LG에서 함께 일하던 최정예 연구원들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빠른 성과 도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LG생명과학 최정예 연구진들이었기에 신약연구센터 해체 후 고액 연봉직이나 교수 등 다른 유혹도 많았을 터. 그러나 7명의 핵심연구진들은 전원 이탈없이 200만원 가량의 월급에 만족하며 회사를 지켜왔다.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2시간 근무에 격주 토요일 근무에 이르기까지 이들의 노동강도는 주위에서도 혀를 내둘러 '실미도'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다. 쉽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을 버티게 한 것은 오로지 연구에 대한 열정이었다.
김 대표는 “사람이 적어 야근으로 때우려고 밤 10시에 퇴근하고 격주로 주말근무를 하니까 주변에 '실미도'라고 소문이 났고 신규 지원자들도 없더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신약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이 직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 대표는 “신약개발하고 싶어서 회사를 설립한 만큼 연구개발비용을 안 아낀 것이 낮은 이직률의 비결”이라며 “그러다보니 다음달이면 창업 7년째가 되는데도 아직 회사 사옥이나 부동산 자산이 하나도 없다”고 귀띔했다.
기존 특례상장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 대표는 “에이즈분야 1위인 미국 길리언드사이언스 역시 25년의 역사 동안 초기 17년은 적자였다”며 “이들도 적정단계에서 기술을 대형 제약사에 넘기는 전략을 해 성장기반을 구축했고 우리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신약 하나만 제대로 개발하면 연간 로열티로만 1000억원. 즉 대형제약사 하나 설립하는 것과 같은 효과이기 때문에 국내 신약개발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다.
레고켐은 다음달이면 창립 7주년을 맞아 정들었던 대덕연구단지 창업보육센터에서 새로운 건물로 이전하게 된다.
김 대표는 “5월2일 창립기일을 맞아 상장 등 많은 변화를 맞게 되는 만큼 제 2의 창업을 선언하고 연구개발 중심의 제약회사라는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상장 전에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는 연구중심 회사였다면 상장 후 연구개발의 역량을 가지고 제약회사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을 것”이라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레고켐은 한국거래소의 기술성평가 특례상장으로 다음달 코스닥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공모 희망가는 1만3800~1만5500원,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김소연 기자 nicks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