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일본인 A씨는 지난 해 여름휴가기간을 맞아 한국을 방문했다. 쇼핑을 하다 서울 명동의 한 의류매장에서 4만5000원짜리 카디건을 구입했다. 그러나 나중에 일본에 돌아와서 확인해보니 카드 결제가 45만원으로 돼 있었다. A씨는 "옷 결제가격이 10배나 차이가 났다"며 반품과 전액 취소를 요청했다.
대만에서 한국을 방문한 B씨도 불쾌한 일을 겪었다. 여행사를 통해 10여명이 단체로 한국을 관광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가이드가 일정을 마음대로 변경하는 것도 모자라 관광객들에게 무리하게 팁을 요구했다. 자신들을 비하하면서 민족적인 정서를 건드리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B씨는 "가이드가 거만한 태도로 일관해 제대로 된 관광을 즐길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불편을 느끼는 부분은 쇼핑, 택시, 여행사 등이다. 관광객들이 언어가 통하지 않고, 현지 물정에 어두울 것이란 생각에 바가지 요금을 씌우거나, 불친절하게 응대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특히 지난해 한국관광공사에 접수된 쇼핑 불편신고는 국내외 포함 총 324건으로 전체 31.6%를 차지했다. 2006년 8.0%에 그쳤던 신고 비율이 지속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여행사 관련 불편신고는 2008년까지는 30%선을 유지하다가 2009년부터는 감소 추세다.
택시는 부당요금 징수 및 미터기 사용거부 등의 불편 사례가 가장 많이 접수됐다. 일본인 관광객 C씨는 지난해 한국 방문 당시, 서울역에서 명동의 호텔로 가기 위해 택시를 탔다. 그러나 택시기사가 호텔 근처에 차를 세우고 1인당 2만원을 요구했다. C씨는 "돈이 없다고 해도 내려주지 않고, 경찰을 부른다고 하니 창문을 잠그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온 D씨도 "녹사평에서 인천공항까지 미터요금(5만8000원)에 기타요금 항목으로 1만9000원이 추가로 청구돼 신고했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다양한 불편신고가 잇따랐다. 한 대만 관광객은 관광시설 내 커피점에서 5000원짜리 모과차를 주문했는데 종이컵에 담아줘 400원짜리 자판기차를 먹는 것과 다름없었다고 항의했다. 국내 스파업체를 이용한 일본인 관광객은 해당 업소에서 옵션 코스를 집요하게 강요한 뒤 신용카드 대신 현금만을 고집했다. 또 다른 관광객은 서울 명동에서 이촌동까지 15분 콜밴으로 이동했는데 요금만 11만5000원이 나왔다고 신고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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