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들 "지나친 정치적 관심 부담…경영 전념하게 해달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오종탁 기자]북한의 군(軍)통신선 차단에도 개성공단은 건재했다. 28일 오전 출경이 정상적으로 승인된 것은 물론 대부분의 공장 노동자들이 출근을 완료해 정상조업에 착수했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따르면 이날 오전 북측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유선전화로 출경 승인사실을 알려왔다. 이에 따라 오전 8시30분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통한 첫 출경이 정상적으로 진행, 161명이 성공적으로 출경을 마쳤다. 첫 입경 시각인 오전 10시에는 2명이 귀환했다.
북한의 군통신선 차단으로 한때 '개성공단 존폐설'까지 나돌 만큼 위기상황이 고조됐으나 '기우'였던 셈이다. 북한은 전일 오전 11시께 전화통지문을 보내 남북간 군통신 단절을 통보했으며 서해지구 군통신연락소의 활동도 중지했다.
하지만 북한이 개성공단 출경을 막지 않으리라는 사실은 어느정도 예견됐다는 게 현
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문창섭 삼덕통상 대표는 "만약 북한이 개성공단(출경)을 막을 생각이었다면 어제(27일) 군 통신선을 차단했을 때 민간통신인 휴대폰 등도 차단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어제(27일)도 품질체크와 현지상황 파악 등을 위해 공장 실무자와 20번이나 통화했다. 그래서 '민간은 막지 않겠구나' 하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3월에도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에 반발, 군 통신선을 차단한 바 있다. 하지만 4년 전 사태 때도 개성공단은 근로자들 출입에 제한을 받지 않았다. 그는 "그 때(2009년 3월)와 마찬가지로 지금도 군 통신만 차단되고 민간통신과 입출경은 아무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임직원들도 이미 한 번 겪어본 경험이 있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덕통상 임직원 2800명은 이날 100% 정상출근했다.
다른 개성공단 관계자도 "개성공단을 통해 북측이 올리는 수입이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8000만달러(한화 900억원)가 넘는다"며 "짭짤한 외화벌이 수단을 건드리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현지 관계자들은 북한 관련 이슈가 터질 때마다 개성공단이 지나친 정치적 관심을 받고 있어 부담스럽다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 기업체 CEO는 "정치권에서 개성공단의 안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개성공단서 북한 관련 사고가 발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기업인들이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나친 우려는 접어달라"고 부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
오종탁 기자 t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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