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관리위 통해 유선전화로 알려와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북한이 서해지구 군(軍) 통신선을 차단했음에도 불구하고 28일 오전 우리 측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출경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따르면 북 측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해 유선전화로 출경 승인사실을 알려왔다.
이날 첫 출경 시각은 오전 8시 30분으로, 30분 전인 오전 8시부터 출경 절차가 시작됐다. 첫 출경 인원은 161명이다. 첫 입경 시각은 오전 10시로 2명이 귀환할 예정이다. 출·입경을 신청한 인원은 출경과 입경 각각 530명, 511명이다.
개성공단의 통행이 정상적으로 이뤄짐으로써 일단 위기 국면이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북한이 개성공단 출입을 차단해 우리 측 체류인원이 억류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공단이 존폐의 위기에 몰릴 가능성도 있다.
전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적들의 무분별한 준동으로 하여 북남 사이의 대화와 협력을 위해 개설된 북남 군통신은 이미 자기의 의미를 상실하였다"며 "북남장령(장성)급 군사회담 북측 단장은 위임에 따라 27일 11시20분 남조선괴뢰군당국에 전화통지문을 발송하였다"고 보도했다.
북측 단장은 전화통지문에서 "위임에 따라 이 시각부터 북남 군통신을 단절하는 것과 함께 서해지구 북남관리구역 군통신연락소 우리측 성원들의 활동도 중지하게 됨을 통고하는 바이다"며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남측의 시대착오적인 반공화국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철저히 집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화통지문은 "조미(북미), 북남 사이에는 아무러한 대화 통로도, 통신 수단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나라의 자주권과 최고 존엄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대응의지는 실제적인 물리적 대응으로 계속 과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북한은 서해지구 군 통신선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지금까지는 최고사령부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등의 명의로 위협을 했다면 이것은 실제적인 압박 조치"라고 평가했다. 통부는 "개성공단의 안정적 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조치"라면서 즉시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북 간 통행합의서 교환을 통해 우리 측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개성공단 입출 채널로 이용돼 왔다. 2009년 3월 북한은 '키 리졸브'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반발해 연습기간(9∼20일)에 서해지구 군통신선을 끊고 총 3차례에 걸쳐 통행 차단조치를 취한 바 있다. 3차례의 통행차단 기간에는 개성공단 출입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나머지 기간에는 이번처럼 개성공단관리위가 통행업무를 처리, 통행이 이뤄졌다.
오종탁 기자 tak@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