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최근 입찰서 30% 5필지 판매, 중소기업 관심 꾸준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의 토지판매에 속도가 붙고 있다. 분기별 개찰 결과를 살펴보면 여전히 절반 이상이 유찰되고 있지만 최근들어 낙찰건수가 늘어나는 등 눈에 띄는 변화가 감지된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부동산 투자가 주춤해진 상황인데 비해 알짜부지를 대상으로 한 중소기업들의 관심은 꾸준하다는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28일 서울시와 SH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진행된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내 상업ㆍ업무ㆍ택시차고지 3차(2013년 기준 1차) 공고 결과 16개 필지 중 5개가 주인을 찾았다. 잔여분 11개 필지는 내달부터 진행될 4차분으로 넘어갔지만 입찰용지 중 30%가 넘게 팔린건 이례적인 결과다.
실제 앞서 진행된 1~2차에서 마곡지구내 상업용지 분양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5~6월 나온 5개 필지는 모두 유찰됐고 10월 진행된 상업ㆍ업무용지 분양에서는 총 33개 가운데 7개만이 주인을 찾았다. 11월 진행된 27개 필지 재공고때도 단 2개만 팔리는데 그쳤다. 특히 앞서 분양된 필지 대부분이 2000㎡이하 규모인데 비해 유찰된 필지는 모두 중대형으로 규모에 따른 관심도도 차이를 보였다.
하지만 올해들어 처음으로 진행된 이번 3차 매각에는 많은 관심이 쏠렸다. 주인을 찾은 5개 필지 중 3개 필지가 2000㎡넘는 중대형급인데다 낙찰가율도 최고 115%에 육박했다. 다만 이번에 처음으로 나온 택시차고지 7개 필지는 유찰됐다.
일부 구역에 한해 쪼개기가 이뤄졌던 송파구 문정지구 미래형 업무용지도 꾸준히 팔리고 있다. 지난해말 진행된 29개 필지 매각에서 7개 필지, 총 1800억원이 팔린데 이어 이번달 진행된 18개 필지 매각에서도 4개 필지가 100% 넘는 낙찰가율로 환인제약 등 재정상태가 양호한 업체에게 돌아갔다.
이에비해 강일과 내곡, 은평지구 필지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저조하다. 올초 진행된 강일지구(체육시설 용지ㆍ1만1042㎡), 은평지구(근린생활시설ㆍ828㎡) 필지 매각은 모두 유찰됐다. 강일지구 단독주택지 31개와 은평지구 진관동 근린생활시설용지 등 450억원 규모의 33개 필지는 지난해 말에도 모두 유찰된 바 있다.
이밖에 분할매각, 토지비 납부방식 변경 등으로 매입조건이 완화된 은평구 한옥 단독주택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말 20여개 필지 중 5개를 팔았지만 연말에 입찰에 오른 물건은 모두 유찰을 기록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SH공사의 부채문제를 해결하는 키 포인트지만 헐값에 내놓거나 대기업 위주의 판매는 지양하기로 했다. 마곡 등의 경우 대기업 배정면적을 조정해 매각작업을 수월하게 끌고 갈수도 있지만 특혜는 물론 개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는 이유에서다. 실제 서울시는 지난 25일 중소기업과 최초 입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마곡단지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하는 신경제거점으로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동산침체를 이유로 서울시 자산을 싸게 판다거나, 특정기업에만 몰아주는 것은 옳지 않다"며 "내부적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연구해 매각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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