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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프랑스, 노후 원전 폐쇄 놓고 정부-지역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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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노후 원전 가동 중단 결정, 피센아임 지역 주민 강력 반발
시장·노조 등 지역사회 "안전 문제 없어.. 경제적 손실 상당" 주장
프랑스의 살인적 물가가 강한 반발 불러온다는 지적


[르포] 프랑스, 노후 원전 폐쇄 놓고 정부-지역 갈등 격화 1978년 가동을 시작해 2021년까지 연장 가동 승인이 내려졌다가 2016년말을 끝으로 가동 중단 결정이 내려진 피센아임 원전의 전경. '원전폐쇄 결정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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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앙시스아임(프랑스)=아시아경제 김종일 기자] 프랑스는 원전 강국이다. 지난 2009년 우리나라가 400억 달러 규모의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놓고 막판까지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던 국가가 바로 프랑스다. 전체 발전량의 75% 가량을 원전에 의존하고 있는 친원전 국가인 프랑스에서도 최근 원전 폐쇄를 둘러싸고 찬반 논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논란은 '정치'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5월 취임한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2025년까지 원전 비율을 50%로 줄이겠다는 대선 공약을 발표했다. 특히 올랑드 대통령이 10년 가동 연장이 결정된 피센아임 노장 원전을 5년 앞당겨 2016년에 폐쇄하겠다고 전격 발표하면서 중앙정부와 해당 지역사회간 갈등이 격화되는 모양새다.

프랑스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피센아임 원전이 위치한 앙시스아임시(市)를 12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방문해 찬반논쟁을 들여다봤다. 피센아임 원전 폐쇄 결정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앙시스아임의 미쉘 아빅 시장과 원전 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파리에서는 세계적인 원전 제작업체인 아레바(Areva)사를 찾아 관련업계의 입장을 들었다. 시민들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 "후쿠시마는 후쿠시마, 프랑스는 프랑스" = 프랑스에서 만난 다양한 원전 이해관계자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프랑스를 연결지어 질문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선을 그었다. 프랑스의 원전은 일본과 달리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르포] 프랑스, 노후 원전 폐쇄 놓고 정부-지역 갈등 격화 피센아임 원전이 위치한 앙시스아임시(市)의 미쉘 아빅 시장이 "정부의 원전 폐쇄 방침은 정치적인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정부 결정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피센아임 원전이 위치한 앙시스아임시(市)의 미쉘 아빅 시장은 "여기 주민들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일이며 프랑스는 프랑스라고 별개로 생각한다"며 "당선되기 위해 대통령이 속한 당이 정치적으로 결정한 일이지 주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의심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아빅 시장은 또 "보통 원전의 고장 발생률이 0.7%인데 피센아임은 0.2%에 불과해 사고라기보다는 잔고장이 일어난다고 말할 정도로 안정성이 높아 폐쇄할 이유가 없다"고 정부에 불만을 드러냈다.


피센아임 원전에서 최대 노조를 형성하고 있는 장 뤽 까사오 노동총동맹 노조 위원장도 "정부가 원전 폐쇄 결정을 앞당긴 것은 후쿠시마 사태 이후 정치적으로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프랑스 원전은 일본처럼 천재지변이나 원전에 기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사용해야 한다는 게 이곳의 여론"이라고 강조했다.


아레바의 찰스 후프나젤 홍보수석부사장도 "프랑스도 후쿠시마 사태 이후 원전 이용에 대한 불안감이 컸지만 이제는 원전에 대한 국민수용성이 후쿠시마 사태 전으로 회복됐다"며 "영국은 더 빨리 회복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프랑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원전폐쇄, 경제적으로 큰 손실" = 프랑스는 독일과 달랐다. '탈 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기업과 가정이 안전을 위한 비용을 감내하겠다는 여론이 강했지만 프랑스는 실직과 전기료 인상 등 경제적 손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었다.


아빅 시장은 "원전을 폐쇄한다면 4000만 유로 정도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며 "원전 건설 전에 4000명에 불과하던 주민 인구가 7000명까지 늘고 원전에서 230명이 일하고 있는데 일자리 문제도 상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또 "독일처럼 원전폐쇄 결정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더 비싼 가격으로 전기를 사용하게 된다"며 "전기료가 급격히 인상된다면 기업들에 상당한 부담을 줘 국가 전체적인 경제적 균형을 깨게 될 것"이라고 원전이 값싼 에너지원임을 강조했다.


[르포] 프랑스, 노후 원전 폐쇄 놓고 정부-지역 갈등 격화 피센아임 원전에서 최다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노동총연맹의 장 뤽 까사오 노조 위원장이 정부의 원전 가동 연장 중단의 문제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장 뤽 까사오 노조위원장도 "프랑스인들은 싼 전기를 간절히 필요로 하고 있다"며 "왜 저렴하게 쓸 수 있는 에너지원을 없애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원전 폐쇄는 지역사회의 경제적 기반을 무너뜨릴 것"이라며 "동시에 원전으로 인해 먹고 사는 직원들을 아무런 대책 없이 내쫓아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리에서 만난 에릭 프레숑(38)씨는 "원전은 세상에서 가장 저렴하고 안전한 발전소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프랑스는 독일보다 30% 가량 전기요금이 저렴한데 원전이 폐쇄될수록 전기요금이 급격히 올라 나라 전체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에서 9년째 살고 있다는 유학생인 유상혁(35)씨는 "프랑스인들은 정부의 결정으로 인해 가계나 기업이 부담을 지는 것이 부당하고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유럽 다른 어느 나라보다 물가가 비싼 만큼 프랑스인들이 원전폐쇄로 인한 체감인상률은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을 것"이라고 프랑스인들의 원전 폐쇄에 대한 강한 반발 여론을 설명했다.


한편 독일의 '탈 원전' 정책이 프랑스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부여할 것이라는 여론도 있었다. 아레바의 후프나젤 부사장은 "독일의 탈 원전 정책으로 오히려 프랑스에 더 많은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현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까사오 노조위원장도 "독일의 원전 폐쇄로 프랑스 원전의 수출 기회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일 기자 livew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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