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우승후보다웠다. 메이저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포진한 도미니카공화국이다. 미국과 승자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결승에 안착했다.
도미니카공화국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 말린스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2라운드 승자전에서 9회 에릭 아이바의 결승타에 힘입어 3-1 역전승을 거뒀다. 앞선 이탈리아와 2라운드 1차전을 4-3으로 이긴 선수단은 이로써 일본, 네덜란드에 이어 세 번째로 준결승에 안착했다. 반면 미국은 푸에르토리코와 16일 같은 장소에서 남은 한 장의 티켓을 놓고 일전을 치른다. 경기의 승자는 도미니카공화국과 17일 같은 장소에서 조 1위 결정전을 벌인다. 여기서 승리 팀은 네덜란드, 패한 팀은 일본과 각각 준결승을 치르게 된다.
우승후보간의 대결답게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전개됐다. 기선은 미국이 제압했다. 1회 브랜든 필립스, 조 마우어,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안타로 만든 2사 만루 기회에서 에릭 호스머가 상대 선발투수 사무엘 데두노로부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후속 애덤 존스가 삼진으로 물러나 추가 득점은 실패했다. 대량 득점 찬스를 놓친 미국은 이내 동점을 허용했다. 2회 1사에서 선발투수 R.A 디키가 핸리 라미레스에게 왼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얻어맞았다. 시속 121km 너클볼이 가운데로 몰린 게 화근이 됐다.
이후 경기는 투수전 양상을 보였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데두노는 4회까지 5안타 2볼넷을 내줬지만 삼진 7개를 솎아내며 1회를 제외한 모든 회를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바통을 넘겨받은 켈빈 에레라(2이닝), 옥타비오 도텔(1이닝), 페드로 스트롭(1이닝), 페르난도 로드니(1이닝) 등도 맡은 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제 몫을 해냈다. 미국 투수진의 투구 또한 만만치 않았다. 디키는 2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5회까지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루크 그레거슨(1이닝), 팀 콜린스(0.2이닝) 등도 무실점 호투로 이름값을 해냈다.
하지만 미국은 9회 실점하며 끈질긴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점수를 내준 건 팀 내 가장 믿음직한 마무리 크레이그 킴브렐. 9회 처음 던진 시속 156km의 강속구가 넬슨 크루즈의 배트에 걸리며 2루타로 연결됐다. 카를로스 산타나의 내야 땅볼을 틈타 3루에 안착한 크루즈는 아이바의 우전안타 때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통타당한 공은 크루즈에게 당했던 시속 156km의 강속구였다. 이어진 호세 레이예스의 중전안타로 추가 득점을 올린 도미니카공화국은 9회 마지막 수비를 삼자범퇴로 매듭지으며 승리에 화룡점정을 찍었다.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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