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글로벌 투자은행들에 아시아의 고성장 열매는 '그림의 떡'인 듯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3년 간 서구 투자은행들의 아시아 지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 영국의 HSBC와 스탠더드차터드만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같은 기간 HSBC는 홍콩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에서 은행ㆍ투자금융 부문 수익이 32% 늘고 스탠더드차터드는 은행 부문 전체 수익이 10% 증가했다.
지난 3년 간 아시아의 경제성장률은 평균 5~6%다. 하지만 나머지 4개 은행의 2010~2012년 세전 수익 합계는 45%(28억달러) 감소했다. 골드만삭스, 시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크레디스위스의 전체 매출은 40억달러(약 4조4080억원)나 감소했다.
특히 크레디스위스의 실적은 최악이다. 크레디스위스는 2010년 수익이 3억6800만스위스프랑(약 4262억원 상당)에서 지난해 1억5900만스위스프랑으로 반토막 났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지난해 매출과 순익이 반등했다. 아시아에서 고군분투했던 2011년보다 매출이 40% 늘고 흑자로 돌아섰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아시아에서 고전한 것은 부진한 기업공개(IPO)와 저조한 기업 인수합병(M&A) 활동, 주식 거래 규모 감소 탓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은행이 지구촌 곳곳에서 단행한 비용 삭감 노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최근에도 인력 감축과 지점 축소를 계속하고 있다. 초점은 임원의 연봉 삭감에 맞춰져 있다.
CLSA증권의 데릭 오빙턴 아시아 은행 조사팀장은 대형 투자은행들의 문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를 구세주로 보고 막대하게 투자했다는 점"이라며 "올해는 다소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에서 이들 은행의 투자 부문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4% 늘었다
지연진 기자 g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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