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게임 베스트10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테트리스, 스타크래프트, 카트라이더, 애니팡….
'국민게임'이란 칭호를 얻으며 국내 게임 역사의 페이지를 장식해온 주역들은 그 이름만으로 화려하다. PC가 대중화되기 전, 학교 수업이 끝나면 득달같이 찾던 오락실에서 즐기던 테트리스는 게임 역사의 시작이었다. 벽돌깨기 게임인 테트리스는 90년대 초반 오락실 타이틀로 인기를 누리며 이후 미국의 일렉트로닉 아츠(EA)와 '비주얼드'와 카카오톡 게임 애니팡의 원류가 되기도 했다. PC 시대가 접어들면서 오락실 게임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고, 그 자리를 채운 것이 스타크래프트와 리니지다. 스마트폰 시대에는 애니팡 등 또 다른 주인공들이 국민게임의 타이틀을 넘겨받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즐기는 국민게임의 계보를 만나보자.
◆국민게임 시대를 연 PC 게임
한국 게임사의 국민게임 1호는 단연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다. 스타와 함께 PC온라인 게임시장이 열렸다. 국내 게임시장은 1998년 출시된 스타 이전과 이후로 나눠질만큼 스타가 한국 게임사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 스타는 게임과는 거리가 멀었던 직장인들에게 새로운 놀이문화를 제공했다. 퇴근 후 호프집이나 당구장 대신 PC방에 모여 '스타 한판'하는 문화가 일상화됐다. 마이너 문화로 여겨졌던 게임산업은 스타 이후에 e-스포츠라는 새로운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탄생시켰고, 전국 2만개 이상의 PC방이 생겨나게 했다. 한국게임산업진흥원은 스타크래프트가 1조8500억원의 경제효과와 15만명 이상의 고용 효과를 발생시켰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PC 게임하면 리니지도 빼놓을 수 없다. 스타와 함께 1세대 국민게임으로 초창기 PC방을 주름잡았다. 엔씨소프트를 국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최고봉으로 군림하게 해 준 게임이기도 하다. IMF를 맞은 상황에서 국내 게임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성인층을 중심으로 굳건한 지지층을 형성하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을 석권, 10년 넘게 흥행을 이어오고 있다. 다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어서 전 연령층의 이용자층에 다가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1998년 출시돼 서비스 10년이 지난 지금도 엔씨소프트의 캐시카우다. 올 상반기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와 리니지2로 올린 매출액은 1447억원에 달한다.
◆가볍고 쉬운 게임에 남녀노소 빠져들어
스타와 리니지 등 1세대 MMORPG가 산업의 기반을 다졌다면 포트리스 이후 등장한 캐쥬얼게임은 사용자 저변을 확대시켰다. 캐쥬얼 게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포트리스는 원조라고 불려질 만큼 많은 인기와 성공을 얻었다. 쉬운 게임방식, 귀엽고 아기자기한 그래픽 등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대중성이 흥행요인이다. 포트리스는 당시 게임 비(非)소비층이었던 여성들과 유년층 유저들을 모니터 앞에 불러 모았다.
넥슨을 캐쥬얼의 최고봉으로 만들어준 카트라이더는 대작 MMORPG들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2004년에 처음 등장했다. 포트리스와 함께 캐주얼 게임 원조 1,2위를 다투기도 했는데, 쉬운 조작과 다양한 경쟁 요소로 인기를 모으며 국민게임 반열에 올랐다. 이후 카트라이더 러쉬, 카트라이더 러쉬+ 등 스마트폰용도 개발돼 인기를 이어갔다. 최근 카트라이더 러쉬에 +를 더하면서 LTE를 통한 실시간 대전이 가능하게 했다.
한게임의 고스톱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누구나 한번쯤 즐겨봤을 고포류의 원조다. 고포류 게임은 국내 3대 게임포털인 한게임과 피망, 넷마블에서 서비스하며 이용자를 확대해갔다. 오락 게임에서 출발한 고포류는 사행성 논란에 휩싸이면서 최근 문화관광부의 웹보드게임 사행화 방지 대책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이 행정지침에 따르면 내년부터 1일 베팅 한도 1만원 제한과 이용시 매번 본인확인이 강제된다.
메이플스토리는 넥슨의 간판게임인 캐주얼 MMORPG다. 친근한 캐릭터와 쉬운 조작법, 다양한 아이템 도입 등으로 고도의 몰입성을 이끌어,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들 사이 폭넓은 인기를 얻었다. 최고 동시접속자 수 41만7380명을 기록하며 국내 온라인게임의 흥행사를 새로 쓴 게임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1320만명 사용자 정보가 유출되는 해킹 사태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대, 모바일 게임 앱이 대세다
2012년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출시된 애니팡이 국민게임으로 등극하며 스마트폰 게임 시대를 열었다. 애니팡은 게임 비이용층이던 청장년층 이용자를 끌어들이는 데 기폭제가 됐다. 취직ㆍ결혼ㆍ직장생활 등으로 바빴던 397세대(30대+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새로운 문화활동으로 자리잡는데 한몫했다. 애니팡은 출시 3개월만에 설치 이용자 수 2000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 가까이, 스마트폰 이용자(3000만명) 3명 중 2명은 애니팡을 한다는 의미다. 6000만명 이용자수를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했다. 일일 사용자수와 동시 접속자수도 각각 1000만명과 300만명을 넘어서는 공전을 히트를 친 게임이지만 소셜ㆍ경쟁 등 대박 요소가 도리어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비행 저격게임 드래곤플라이트는 애니팡과 함께 1세대 카카오톡 게임으로 손꼽힌다. 누적 다운로드 수에서는 애니팡(2000만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지만 매출액 규모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카카오톡을 통해 출시된 여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카톡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랭킹을 겨뤄볼 수 있는 경쟁 요소가 가미됐다.
카카오톡으로 출시된 게임 가운데 애니팡과 드래곤플라이트를 잇는 새로운 국민게임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함께 차차차는 터치 인터페이스를 가장 잘 활용한 게임으로 평가받는데, 세가지 버튼으로 자동차 레이싱의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출시후 일주일 만에 600만건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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