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 삼성證 사장, 美법인 영업현황·거래선 점검
이승국 동양證 사장, 캄보디아行..동남아 승부수
김기범 대우證 사장, '안착' 홍콩사업 확대 주문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불황의 늪에 빠진 증권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잇달아 해외 출장길에 오르고 있다.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기 위해 미국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신규 거래선과 신 시장 확보에 나선 것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김석 삼성증권 사장은 현지 법인 영업현황을 점검하고 주요 기관투자가 등 거래선 관리를 위해 지난주 말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사장은 미국에서 일주일여 머물면서 주요 기관 고객들과 연이어 회동을 가질 예정이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IB사업본부장, 홀세일 총괄부사장 시절부터 교분이 두터웠던 기관 거래처들을 두루 만나기로 하면서 다소 긴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증권업계는 김 사장의 이번 출장이 내년(2013회계연도) 사업전략을 최종 조율해야 하는 시점인 점을 감안하면 다소 이례적인 행보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증권이 지난해 IB 부문 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밑돌았던 만큼 김 사장이 모종의 승부수를 띄우기 위해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이에대해 "내년 사업전략은 지난달 세부적인 수준까지 확정된 상황으로 이번 출장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승국 동양증권 사장은 지난주 동남아 주요 전략지역인 캄보디아를 다녀왔다. 이 사장은 캄보디아를 동남아 영업의 거점 기지로 구축한다는 복안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4월 캄보디아법인을 개설한 뒤 프놈펜수도공사(PPWSA)의 기업공개(IPO)를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등 로컬영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를 계기로 미얀마 등 주변국으로의 영업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이 사장은 캄보디아의 영업기반 현황을 체크하고 새로운 전략지역인 미얀마의 시장 진출 전략을 다듬기 위해 현지를 돌아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얀마의 경우 가스전 등 해외자원 개발 특수가 현지 주식시장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어 IPO시장 잠재력이 크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이사가 해외투자처 물색, 현지 금융기관 전문가 미팅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인도네시아를 다녀온 것도 궤를 같이한다. 국내 주식시장 침체가 장기화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화된 해외 영업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이에 앞서 김기범 KDB대우증권 사장은 지난 1월 증권사 해외진출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는 홍콩법인을 방문했다. 김 사장은 이번 출장에서 홍콩법인이 지난해 1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충한 만큼 기존 주식 세일즈 업무에서 벗어나 IB, 트레이딩, 사모펀드(PE) 등으로 사업영역 확대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우증권은 홍콩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자체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동시에 지역별로 특화된 외국계 IB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김 사장은 홍콩법인이 향후 기업인수합병(M&A)을 포함한 대형 IB부문 딜에서 경쟁력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진 기자 tjj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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