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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공기업'과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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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배구단 빅스톰의 '응원단장', 조환익
성적 부진한 자사 프로팀 손에 땀쥐며 응원 및 지원 강화
한수원은 1945년부터 실업 축구단 운영
지역난방公 루지·알파인스키 등 비인기 종목 후원
KDB금융 골프·테니스·女프로농구 등 후원
국민체육진흥법 따른 사회공헌·상생활동 일환


[공기업]'공기업'과 '스포츠' 조환익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지난 2월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KEPCO-대한항공 배구 대회에 참석해 경기 관람에 앞서 배구단 선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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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조환익 한국전력공사(KEPCO) 사장은 취임 한 달째를 맞은 지난 1월17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KEPCO 빅스톰' 배구단 연습장을 찾았다. 배구선수만큼 키가 큼직한 조 사장의 '깜짝' 방문에 선수단은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유는 한 달 전 조 사장의 취임사 때문이었다.


취임사에서 조 사장은 "배구팀이 매일 지는데 정신력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연패 수렁에 빠져 있던 터라 선수들의 자신감도 크게 위축된 상태였다. 그러나 조 사장은 "사장으로 일하는 동안 빅스톰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테니 자신감을 회복하라"고 다독였다.

분위기는 이내 부드러워졌고 조 사장은 다시 한 번 힘주어 약속했다. "배구단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처우를 우선 개선하고 우수 선수를 적극 영입할 것이며 회사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그의 약속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조 사장은 "선수단 구성원 간 믿음과 소통을 통해 배구단이 더 나은 모습으로 직원들에게 긍지를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격려도 잊지 않았다.


그로부터 2주 뒤, 조 사장은 이번에는 경기장에 불쑥 나타났다. KEPCO 빅스톰과 대한항공의 한 판 승부가 있던 날이다. 조 사장의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KEPCO 빅스톰은 초반 2세트를 연이어 따냈지만 안타깝게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조 사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배구 경기는 손에 땀을 쥘 정도로 재미가 있다. 그날은 아쉽게 졌지만 앞으로도 자주 경기장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후 한전은 조 사장 지시로 KEPCO 빅스톰에 대한 구체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현재 시행에 돌입했다. 주요 내용은 ▲우수 선수 영입 ▲선수단 지원 시스템 강화 ▲생활ㆍ훈련 환경 개선 ▲홍보 활동 강화 등 4가지다.


우선 선수 숙소는 기존 4채에서 2채를 추가 확보하기로 했다. 또 체육관 환경 개선 공사를 시행했고 웨이트 장비도 늘렸다. 최신 설비를 갖춘 전력 분석 회의실도 만들었다. 선수단 전용버스 교체를 위한 예산 배정도 진행되고 있다. 승리 수당을 대폭 인상하고 성과 인센티브제를 확립해 선수단에 동기 부여도 할 방침이다. KEPCO 빅스톰은 '응원 단장' 조 사장의 기운을 얻어선지, 지난 10일 삼성화재를 누르고 25연패 늪에서 드디어 탈출했다.


한전과 같이 자사 스포츠단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은 여럿 있다. 국민체육진흥법 제10조 4항(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관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직장에는 한 종목 이상의 운동경기부를 설치ㆍ운영하고 경기 지도자를 둬야 한다)에 근거한 것이기도 하다. 한전은 배구단 외에 육상부와 럭비부도 운영한다.


원자력발전소 운영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에는 실업 축구단이 있다. 1945년 10월 경성전기축구단으로 시작, 전력 3사 통합에 의해 한전축구단으로 1961년 재창단됐다. 지난 2001년 4월 한전과의 분할 이후엔 '한수원 축구단'으로 다시 창단된 역사 깊은 축구단이다. 올해 1월에는 대전에서 경주로 연고지를 이전했다. '축구'를 매개로 경주 지역과 상생하고 협력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전국 규모의 한수원 사장배 축구 대회를 만드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되고, 한수원 소속 유소년팀 운영을 검토하는 등 경주 지역과 정서적인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목적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공기업에서 운동부를 운영하는 것은 사기업과는 달리 사회공헌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공기업]'공기업'과 '스포츠' 한국지역난방공사는 지난 5일 성남 분당 본사에서 대한루지경기연맹 및 대한스키협회와 동계 스포츠 종목 후원 협약식을 맺었다. 좌측부터 대한루지연맹 정재호 회장, 루지 국가대표 성은령 선수, 한국지역난방공사 정승일 사장, 루지 국가대표 김동현 선수, 대한스키협회 박병돈 부회장.


최근에는 또 다른 공기업에서 이색 스포츠 후원 소식이 들렸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이유에서 더 큰 화제를 모았다. 목재 썰매에 선수 1∼2인이 타, 약 1000m 인공 얼음 코스를 미끄러져 내려오는 '루지'라는 경기다. 봅슬레이, 스켈레톤과 함께 썰매형 동계 스포츠의 대표 종목이다. 이름도 생소한 루지에 한국지역난방공사가 후원을 약속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2018년까지 6년 동안 루지 국가대표 선수들의 든든한 후원자를 자처한 것이다.


지역난방공사는 루지와 알파인스키 종목에 총 3억원을 후원하기로 했다. 일회성 후원이 아닌 장기 후원이라는 점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지역난방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공헌 활동을 희망ㆍ나눔ㆍ행복ㆍ녹색에너지로 체계화했는데 그중 희망에너지와 연계한 전략적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이라며 "동계올림픽 종목 중 대중 인기와 인지도가 낮고 재정 후원이 열악한 종목을 발굴해 후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도입된 루지는 현재 선수 총 7명과 코치 1명으로 국가대표팀이 구성돼 있다. 지역난방공사는 루지 국가대표팀을 올해 CF 소재로 활용해 '선수들에게 희망을 주는 공사의 따뜻함'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담을 생각이다.


금융권에서는 KDB금융그룹이 대표적이다. KDB금융지주 스포츠마케팅단 황찬익 단장은 "'아시아 파이어니어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여러 활동 중 하나로 스포츠 선수 및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 골프를 세계 수준으로 끌어올린 박세리 프로와 청각장애 핸디캡을 딛고 국제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운 이덕희 선수는 진정한 파이어니어"라고 소개했다.


또한 KDB금융그룹은 여자 테니스 대회인 'KDB코리아 오픈'과 여자 프로농구도 후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양궁, 레슬링, 근대 5종의 3개 팀으로 구성된 스포츠단을 운영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는 여자 실업 배구팀 '하이패스 제니스'가 활약 중이다.




김혜원 기자 kimh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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