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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사람이 영양가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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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금 하루에 6g만 덜 먹어도 고혈압·뇌경색 위험 줄어든다

-나트륨 줄이는 식습관 이렇게
-가급적 외식·가공식품 멀리하고 국 끓일 땐 마른멸치 우려낸 물로
-찌개류는 건더기 위주로 먹으며 하루 한번 신선한 채소·과일 챙겨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나트륨 섭취량을 줄입시다." 요즘 가장 흔히 접하는 건강 구호다. 이 말을 듣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절로 난다. '도대체 소금이 뭐 길래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평상시 소금을 따로 집어먹지 않는다. 주로 식품을 통해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을 먹게 되니 하루 동안 얼마만큼의 나트륨을 섭취했는가를 따지기 힘들다. 필수 영양소 중 하나인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자고 무턱대고 밍밍하게 먹으려니 찝찝하기도 하다. 나트륨 섭취량을 줄이는 게 좋다고 하는데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줄여야 하나 고민이 생긴다.

◆나트륨…꼭 몸에 해로운가?= 나트륨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 중 하나다. 우리 몸 속 수분 양과 세포의 크기를 조절하고, 신경이 신호를 전달하도록 도와준다. 소화된 영양소가 잘 흡수되거나 근육이 잘 움직일 수 있도록 돕는 것도 나트륨이다. 이처럼 우리 몸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요즘 왜 '찬밥' 취급을 받고 있는 걸까.


그 이유를 들여다보면 '과유불급'으로 정리된다. 건강한 성인은 나트륨이 부족할 가능성이 없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필요로 하는 소금은 하루 0.25g의 아주 적은 양이고, 소금이 아닌 식품을 통해서도 나트륨을 섭취할 수 있어서다. 그러니 나트륨을 일부러 챙겨먹거나 혹시나 부족할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너무 지나쳐서 문제다.

구호석 서울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과거에는 우리 조상도 다른 포유류처럼 하루 0.25g 이하의 소금을 먹었지만 현재 소금이 많이 들어간 가공식품의 양이 늘면서 소금 섭취량도 증가했다"며 "현재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하루 9~12g의 소금을 섭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대체 얼마나 먹기에 문제인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1년 우리나라 국민들이 섭취한 소금은 평균 12g 가량이다. 나트륨으로 치면 4791mg. 다행히 2010년(4831mg) 보다는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량(소금 5g, 나트륨 2000mg) 보다는 두 배가 넘었다.


나트륨 섭취량은 성별, 거주 지역, 소득 수준 등과 상관없이 모든 집단에서 높았는데, 특히 30~40대가 나트륨을 많이 섭취했다. 30~49세 남자는 WHO 권고 대비 3.4배인 6808mg을, 30~49세 여성은 2.3배인 4687mg을 먹었다. 김치류, 찌개류, 면류 등이 나트륨 섭취량을 부추긴 주범이었다. 배추김치가 11.99%로 1위를 차지했고, 라면(4.53%), 총각김치(4.36%), 장아찌(4.16%), 된장찌개(4.00%), 된장국(3.38%) 등의 순이었다. 모든 연령대에서 배추김치를 통한 나트륨 섭취가 1위였는데, 20대까지는 라면이, 50대 이후에는 된장찌개가 주요한 나트륨 섭취원으로 올라섰다.


나트륨을 섭취하는 장소로는 절반 이상(53%)이 가정식이었고, 36% 가량은 음식점ㆍ단체급식 등 외식을 통해 섭취했다. 특히 외식 빈도가 잦은 30~40대 남자는 나트륨의 50% 가량을 외식으로부터 충당했다. 가정식에서 섭취하는 나트륨 양은 지속적으로 감소(2008년 66%→2011년 52.7%)한 반면 외식은 증가(2008년 29%→2011년 36.1%)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정 뿐만 아니라 외식업소에서도 나트륨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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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트륨 많이 섭취하면 어디에 안 좋나?= 나트륨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당뇨병의 위험을 높일 뿐만 아니라 각종 심ㆍ뇌혈관, 신장 질환 등의 원인이 된다. 우선 나트륨에 예민한 사람에게 고혈압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 나트륨이 혈액으로 들어가면 삼투압 현상으로 주변의 물이 혈액 안으로 흡수, 혈관이 팽창한다. 혈관 내부의 압력이 높아지면서 고혈압이 발생하는 것. 원인이 분명치 않은 본태성 고혈압은 주로 하루 5g 이상의 소금을 먹는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며, 소금 섭취를 줄이면 수축기 혈압을 5mmHg 가량 낮출 수 있다고 알려졌다.


또 고혈압 관련 질환인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도 소금 섭취량과 관련이 있다. 하루 6g의 소금 섭취량을 줄이면 뇌경색과 관상동맥질환을 각각 24%, 18% 낮춘다고 한다. 이 밖에 뇌경색에 직접적인 영향을 줘, 소금을 많이 먹을수록 뇌경색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골다공증도 소금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나트륨이 몸에서 배출될 때 칼슘이 함께 나가는데 소금 섭취량이 늘면 소변에서 칼슘 분비를 증가시킨다. 혈청 칼슘 수준이 낮아져 뼈가 약해져 골격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변으로 빠져나간 칼슘은 요로결석을 만들기도 쉽다.


◆생활 속 나트륨 줄이기 어떻게 할까?= '라면 1개 2140mg, 자장면 한 그릇 1180mg, 햄 한 조각 648mg, 피자 한 조각 547mg….' 즐겨 찾는 외식과 가공식품에는 이처럼 많은 양의 나트륨이 들어있다. 라면 1개만 끓여먹어도 WHO의 권장량(2000mg)을 훌쩍 넘긴다. 따라서 평상시 소금 섭취를 줄이려면 무엇보다 외식이나 가공식품과 거리를 둬야한다.


가정에서는 조금 귀찮더라도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소금ㆍ간장 간을 하기 보다는 마른 멸치, 양파, 다시마, 새우, 표고버섯 등으로 우려낸 국물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국그릇도 반으로 줄이고 마시는 국물의 양을 줄이고 찌개류는 건더기 위주로 먹는다. 김치를 담글 때에는 배추를 소금에 직접 절이지 말고 소금물에 절이면 나트륨 섭취량을 줄일 수 있다. 생선도 소금을 친 자반은 피한다. 또한 하루 한 번 신선한 채소나 과일류를 날 것으로 챙겨먹으면 나트륨을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고구마, 감자, 오이, 부추, 버섯, 대두, 토마토, 감귤류, 양배추, 달래 등이 대표적이다.


이향림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내과 과장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국물과 장류 식습관에 길들여져 있어 나트륨 과잉 섭취에 따른 질병이 많이 나타난다"면서 "가급적 싱겁게 먹고 저염식이라도 많이 먹으면 예방 효과가 없는 만큼 하루 나트륨 섭취 총량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료: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서울특별시 북부병원>




박혜정 기자 parky@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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