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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파견' 이마트·GM대우의 속 보이는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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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과 불법사이의 교묘한 줄다리기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고용노동부가 신세계 이마트에서 2000명에 가까운 파견 근로자를 불법 활용한 사실을 적발했다. 같은 날 대법원은 GM대우(현 한국지엠)의 근로자 파견을 불법으로 보고 유죄판결을 내렸다.


고용노동부와 대법원은 이들 업체가 형식적으로는 사내하도급 계약에 따라 직원들을 고용했지만 실제로는 본사로부터 직접 지시를 받는 파견근로를 제공했다고 본 것이다.

◆파견과 도급, 무엇이 문제?=이마트와 GM대우는 사실상 같은 이유로 제재를 받았다. 직원을 채용하면서 겉으로는 도급계약을 맺었으나 실제로는 불법파견형태를 띄고 있었다는 것이다.


파견과 도급은 모두 원청업체가 직원을 직접고용하지 않고 하청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한다는 점에서 같다. 차이는 지휘·감독 행사권한을 누가 갖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업무 수행과정에서 원청업자가 직접 업무를 지휘·감독하면 파견, 하청업체가 하면 하도급이다.

파견근로자 보호법상 이마트가 속해있는 종합유통업체와 GM대우가 속한 제조업체는 파견이 허용된 업무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파견 자체를 불법으로 본다. 결국 이들 업체가 하청 근로자를 파견으로 활용했다면 이는 불법에 해당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마트 본사와 전국 24개 지점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인 24개 지점 중 23곳에서 불법파견 사항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상품의 이동 및 진열, 고객 응대 등의 업무에 도급(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1978명을 하도급 계약에 따라 고용했으나 실제로는 이마트가 하청 근로자를 직접 지휘·감독하는 등 파견으로 활용했다고 본 것이다.


GM대우 역시 지난 2003년 12월부터 2005년 1월까지 하도급 계약을 맺고 근무한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는 원청업체 즉, GM대우의 지휘명령체계하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파견과 도급, 왜 시작됐나=기업이 정규직 대신 파견근로자를 쓰게 된 것은 비용을 줄이고 고용에 유연성을 갖기 위함이었다. 파견근로자는 하청업체에 속해있는 직원이고 그 고용은 원청업체와 하청업체 간 계약 형태로 유지되기 때문에 회사의 경영 사정이 나빠지면 원청업체는 계약 해지를 통해 쉽게 몸집을 줄일 수 있었다.


그러다 파견근로자가 무분별하게 늘어 고용안정성이 위협받는다는 지적이 일자 정부는 파견근로자 보호법을 만들었다. 파견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는 업무 32개를 명시하고 그 외의 일에는 활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로 인해 많은 업종에서 파견근로가 힘들어지자 새로 눈을 돌린 고용형태가 사내하도급이다. 사내하도급은 관련법이 없고 규제도 받지 않는다. 2007년 비정규직 보호법이 추가로 시행되면서 사내하도급이 더 늘어났다.


◆파견과 도급, 애매한 기준=같은 작업장에서 정규직과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함께 일할 때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원청업체의 노무 지휘를 받는 지를 분별하는 것은 어렵다.


사내하도급 근로자가 하청업체로부터 작업 지시를 받았더라도 작업 현장에서는 그와 관련된 세부 지시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법을 지키지 않은 것은 분명한 잘못"이지만 "인력배치와 업무 배분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업계 분위기 상 하도급 인력에 지시를 내리지 않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이번에 벌금형을 선고받은 GM대우 건에서 판사가 관심 가진 부분도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를 파견으로 볼 것인가, 도급으로 볼 것인가였다.


파견근로자로 확정판결을 내린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당시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들은 GM대우 창원공장의 직영 근로자들과 섞여서 배치돼 각종 업무를 수행했고 GM대우가 근무시간 등을 직접 관리하는 등 지시·감독권을 넘어섰다"며 "해당 근로자들은 GM대우의 지휘와 명령 아래 근무하는 파견근로자 관계에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GM대우는 데이비드 닉 라일리 전 사장에 대해 내려진 700만원 벌금형이 확정됐으며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GM대우 협력업체 대표 김모 씨 등 피고인 6명 중 4명에게는 벌금 400만 원, 2명에게는 벌금 300만 원씩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 받았다.


이마트는 불법파견 노동자 1978명을 법에 따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이마트가 이를 거부하면 197억8000만원(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해야 한다. 고용부 조재정 노동정책실장은 "다른 지점에서도 비슷한 불법파견 사례가 예상되는 만큼 이마트 전국 지점에 자율적인 시정을 명령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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