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풍운아' 이천수가 마침내 긴 방황을 끝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18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는 이날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 조치를 해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천수는 2009년 8월 이후 약 2년 8개월 만에 K리그에서 뛸 수 있게 된다.
이천수는 2000년대 초반 최고의 재능을 갖춘 미드필더로 꼽혔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에 공헌했고, 이듬해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에도 진출했다. 국내로 복귀한 2005년에는 울산 현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하기도 했다. 2006년 독일월드컵 세네갈전(2-1 승)에선 천금 같은 동점 프리킥 골로 한국의 사상 첫 원정월드컵 승리를 일궈냈다.
동시에 끊임없는 돌출행동의 '문제아'이기도 했다. 특히 그는 전남에서 뛰던 2009년 코치진과의 불협화음 끝에 물리적으로 충돌한 뒤 선수단을 무단이탈했다. 이에 전남은 그를 임의탈퇴 선수로 공시해 구단 승인 없이는 국내 무대에서 뛸 수 없도록 했다.
이후 그는 사우디 아라비아와 일본 J리그 무대를 거친 뒤 지난해부터 무적 선수 신분으로 지냈다. K리그 복귀를 희망한 그는 지난 시즌 전남 홈 경기를 찾아 팬들 앞에 머리를 숙였고, 불화를 겪었던 코치진과 구단 측에 용서를 구했다. 광양 지역 내 재능 기부 활동도 펼쳤다. 그럼에도 전남은 그의 행동에 진정성이 부족하단 이유로 임의 탈퇴 해제를 거부해왔다.
전남의 태도가 바뀐 계기는 지난 14일 열린 각 구단 단장 모임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천수 복귀 문제가 거론됐고, 반성의 뜻을 비춘 만큼 현역 복귀 기회를 주자는 권유가 쏟아졌다. 이에 결국 전남 구단도 마음을 바꿔 이천수를 임의탈퇴에서 풀어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천수의 새 둥지로는 고향팀 인천 유나이티드가 유력하다. 현재 인천에는 2002년 월드컵 당시 동료였던 설기현, 김남일 등이 활약 중이며, 그의 부평동중-부평고 선배인 김봉길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구단 측 역시 그동안 꾸준히 이천수 영입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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