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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호수가 말라간다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4초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미국 주요 담수원인 5대호의 수위가 계속해서 낮아지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더 위크(The Week)’는 지난주 5대호 수위 감소에 따른 주변 생태계 파괴와 지역경제 악영향을 우려해 당국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달 6일 미 육군공병단(USACE)은 미국 내륙의 가장 큰 호수 두 곳인 미시건 호와 휴런 호의 수위가 1918년 기록을 시작한 이래 가장 낮아졌다고 밝혔다. 미 공병단은 단순한 군 조직을 넘어 미 전역의 주요 호수·하천·해안 등 수자원에 대한 관리 권한을 갖고 있으며 장기간의 연구조사를 통해 방대한 토목분야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다.

육군공병단의 키스 콤폴토위츠 디트로이트지역 하천수리 책임자는 ABC뉴스와 인터뷰를 통해 “미시건 호·휴런 호의 수위가 역대 최저치에 이르렀고 향후 몇 달간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두 호수의 수위가 장기평균치보다 29인치 아래로 낮아졌으며, 지난해 1월 이후로만 17인치가 더 내려갔다는 것이다. 그는 “슈피리어 호·이리 호·온타리오 호의 수위도 평균 이하로 떨어졌다”면서 “극도로 위험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5대호는 미 내륙 담수의 84%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때문에 수위가 우려할 만한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식수원 공급을 비롯해 호수 인근의 습지 생태계가 크게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5대호 지역을 항해하는 화물선 물동량의 감소, 어민들의 양식장 손실도 커지는 등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5대호 수위가 1인치 낮아질 때마다 화물선들은 좌초를 피하기 위해 평균 100t 정도의 무게를 줄여야 한다.


이처럼 수위가 급감한 원인은 지난해 미 중서부에서 역대 최악의 이상고온과 가뭄이 발생하면서 강우량·강설량이 평균 이하로 떨어졌고, 또 5대호의 오염퇴적물에 대한 준설공사도 대대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수위 감소는 인간들이 자초한 결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들이 오가면서 오염물질이 호수와 하천·운하 바닥에 쌓이고, 이를 준설하면서 수위가 낮아지는 악순환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국은 더 이상 수위가 낮아지지 않도록 갖가지 묘안 찾기에 나섰다. 호수에서 담수가 펌프로 유출되지 못하도록 관련 규제를 강화하는 것에서부터 인근 하천에서 호수로 물이 더욱 빨리 흘러들도록 개수사업을 벌이는 방안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하늘에 달린’ 문제이기에 뾰족한 수는 사실상 없는 형편이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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