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지난해 국내 그림가격이 1.25%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작가별로 경매건수와 총액으로 볼 때 김환기와 이우환이 1, 2위를 차지했다.
28일 최정표 한국 아트밸류 연구소 소장(건국대 경제학 교수)가 펴낸 '2012년 한국 그림시장 결산'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급락 장세에서 완전히 벗어난 주식시장과는 달리 그림시장은 계속 횡보하는 국면이다. 연구소가 개발한 카픽스(KAPIX, 한국미술가격지수)로는 작년 그림가격이 1.25% 상승에 그쳤다. 지수와 연구내용은 미술품 경매가 규칙적으로 이루어지면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서울옥션과 K옥션 자료를 사용했다. 두 회사의 경매실적은 한국 미술품 경매시장의 80% 이상을 점하고 있다.
국내 그림시장은 2007년 이후 2009년까지 매년 25%이상의 급락을 지속하다가 그 이후는 횡보추세를 보이며 장기침체의 모습이다. 5년 동안 활황 징후를 하나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상위 고가 30대 작품에 해당하는 작가의 낙찰건수가 1000여점이었지만 이후에는 계속 300억원 이내에 머물고 있다. 낙찰총액도 3분의 1수준에 머물면서 증가추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30건의 고가 작품의 낙찰총액은 2007년 38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4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작품 수는 30개로 동일하지만 거래총액이 감소했다.
지난해 가장 높은 가격으로 경매가 이뤄진 작품은 김환기의 점화 '22-X-73 #325' 으로 낙찰가격이 12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김환기 작가의 작품은 총 26점이 경매 낙찰 건수로 잡혔고, 낙찰 총액은 67억3548만원에 이른다. 이우환 작품은 총 27건이 낙찰돼 총액은 37억8200만원이다. 이어 박수근(낙찰건수 7, 낙찰총액 33억4500만원), 이대원(26, 30억3777만원), 천경자(11, 21억3600만원) 순이었다.
최 교수는 "그림시장의 추세는 7~8년 만에 다시 활황장세를 보이는 것이었기 때문에 경제여건의 호전을 전제로 했을 때 2~3년 내에 본격적인 회복장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목적으로는 적극적인 구매 시점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