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소연 기자]보온메리나 에어메리를 기억하는가. 1980년대 유행했던 이 내복들은 안에 더운 공기를 담아두기 위해 여러 겹으로 누빈 두꺼운 원단으로 돼 있었다.
당시에는 따뜻한 내복이 부모님의 건강을 지켜준다는 생각에서 '효도의 상징'으로 통했고 첫 봉급을 타면 부모님께 드리는 첫 선물로는 단연 내복이 손꼽혔다. 또한 내복의 두께는 그 가정의 '부'를 가늠하는 척도이기도 했다.
하지만 내복이 따뜻하기 위해 반드시 두꺼워야 한다는 공식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오히려 두꺼운 내복은 안에 받쳐 입기에 불편하다.
마치 스타킹처럼 내 몸에 딱 맞게 밀착되는 내복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비비안에서는 이런 점에 착안해 스타킹처럼 얇고 신축성이 좋은 '바디핏' 내복을 판매하고 있다.
2012년 바디핏 판매량은 처음 선보인 2009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다양한 종류의 비비안 내복 중에서도 매년 매출 1·2위를 기록하는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2009년 겨울 처음 선보인 비비안 바디핏은 이름처럼 몸에 꼭 맞는 실루엣을 자랑하는 제품이다.
일반 내복이 옷 안에서 마찰을 일으키며 약간 불편한 느낌을 주는 것과는 달리 바디핏은 몸에 밀착돼 마치 입지 않은 듯한 가벼운 착용감을 준다. 그래서 추워도 내복 입기를 꺼리는 젊은 연령층에서도 인기가 높다.
바디핏 내복은 극세사 나일론 스판 원단으로 돼 있다. 극세사 원사의 두께가 워낙 얇아 스타킹처럼 얇은 두께의 내복이 가능하다. 또한 극세사 특유의 부드러운 촉감도 느낄 수 있다.
김지훈 비비안 상품기획팀 차장은 “바디핏 내복이 가진 또 하나의 장점은 신축성이 매우 좋다는 것이다. 일반 면 소재로 된 제품에 비해 신축성이 매우 좋아 움직임이 많은 스키나 보드 등 겨울 스포츠를 할 때에 입기에도 적당하다”고 말했다.
쉴 틈을 주지 않고 몰아치는 강추위에 올겨울 내복의 인기는 그 어느 때보다 높았다. 비비안의 경우 바디핏을 포함한 모든 내복의 판매량이 지난해 11·12월 두 달 동안 작년 동기간과 비교해 20% 정도 늘었다. 새해 들어 찾아왔던 반짝 추위에 1월 첫째 주의 내복 판매량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바디핏 내복뿐 아니라 마음까지 화사해지게 하는 꽃무늬 내복도 덩달아 인기다. 특히 내복의 꽃무늬는 점차 크고 화려해지고 있다. 색상도 예전에는 크림이나 핑크색 등 은은한 파스텔 톤이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색이 사용되고 있다.
정효민 비비안 디자인실 대리는 “최근 2~3년 동안 눈에 확 띄는 색감의 꽃무늬 내복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래서 네이비나 검은색 등 짙은 색을 바탕으로 한 화려한 꽃무늬 내복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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