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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혹한마저 매료시킨 '여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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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혹한마저 매료시킨 '여왕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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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혹한을 녹여버린 화려한 무대였다.

'피겨여왕' 김연아(고려대)가 변함없는 인기를 실감하며 성공적인 국내 복귀전을 마쳤다. 김연아는 5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3 시니어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0.96점, 예술점수(PCS) 35.01점, 감점 1점을 받아 합계 64.97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아찔한 실수에도 2위 최다빈(강일중·53.21점)을 11.76점 차로 따돌리고 가볍게 정상에 올랐다.


2006년 2월 이 대회 주니어 부문 우승 이후 7년 만에 다시 찾은 무대. 경기 시작 전부터 여왕의 복귀전을 지켜보려는 관중들의 열기로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예정된 출전 시간보다 훨씬 앞선 이날 오전부터 가족, 연인 단위 팬들이 속속 경기장에 모여들었다.

사전 티켓 예매부터 예견된 분위기였다. 대회를 주관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은 김연아의 출전으로 높아진 관심을 고려, 관중의 안전과 원활한 대회 운영을 위해 사상 처음으로 관람권을 유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럼에도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지난달 27일 인터넷을 통해 판매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 입장권 7000여장은 발매가 시작되자마자 모두 팔렸다. 2일 진행된 추가 판매분(1200장) 역시 일찌감치 동이 났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중년 관객은 "지인들을 여러 명 동원해 겨우 티켓을 구할 수 있었다"면서 "프리스케이팅을 현장에서 지켜보고 싶었지만 접속조차 쉽지 않았다. 아쉽지만 쇼트프로그램이라도 볼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김연아, 혹한마저 매료시킨 '여왕의 귀환'


고조된 열기는 김연아의 출전 시간이 임박하자 정점에 다다랐다. 뒤늦게 현장을 찾은 관중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오후 6시경, 김연아가 마지막 3그룹에 속한 5명의 선수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자 장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워밍업을 위해 선보인 가벼운 점프에도 곳곳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김연아는 다소 긴장한 듯 착지 도중 한 차례 넘어지며 펜스에 강하게 부딪혔다. 지켜보던 관중들도 아찔한 장면에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김연아가 멋쩍은 웃음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자 관중석에서는 안도의 박수가 나왔다.


우려를 딛고 시작된 공연.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쇼트프로그램 곡 '뱀파이어의 키스' 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활주 과정에서 넘어지면서 흐름을 놓쳤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점프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안정을 되찾은 김연아는 두 번째 과제 트리플 플립에 후속 점프로 트리플 토루프를 연결시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플라잉 카멜 스핀과 더블 악셀을 깔끔하게 소화한 뒤 마무리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으로 팬들을 매료시켰다.


환한 미소로 연기를 마친 김연아를 향해 관중들은 뜨거운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인형을 비롯한 각종 선물과 수백여 개 장미꽃이 빙판 위를 수놓으며 화려한 복귀전의 대미를 장식했다. 김연아는 경기 후 "오랜만에 출전하는 국내대회라 가벼운 마음으로 하려했는데 예상치 못한 실수가 나왔다"면서 "잘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부족했지만 끝까지 응원해준 팬들에게 정말 감사하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김연아의 복귀 무대는 지켜보는 후배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여자 싱글 주니어 부문 우승자인 조경아(과천중)는 "연아 언니와 함께 연습하면서 큰 힘을 얻었다. 부족한 부분을 조언해줘 더 열심히 하게 됐다"면서 "언니는 기량 면에서도 여전히 완벽한 모습이었다. 밴쿠버올림픽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순조롭게 첫 발을 내딛은 김연아는 6일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펼쳐 이번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2013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에 도전한다.


김연아, 혹한마저 매료시킨 '여왕의 귀환'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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