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투자풀 공동운용사 선정 '도약발판'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업계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습니다. 순수 운용자산 30조원 시대를 열게 된 만큼 1등 자산운용사로 도약하겠습니다."
지난해 말 연기금투자풀 공동주간운용사로 선정된 후 처음으로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정찬형 사장은 "계사년에는 지난해에 이어 저성장·저금리 시대가 지속되면서 기관투자자 중심의 펀드 시장이 예상된다"며 최근 연기금풀 운용사 선정에 대한 의의를 강조했다. 한투운용의 연기금풀 주간 운용사 선정은 지난해 정 사장이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 중 하나다.
연기금풀 공동 운용사로 선정되면서 지난 2001년부터 12년째 주간사 운용을 맡아왔던 삼성운용의 독주체제가 깨지고 경쟁체제가 열리게 됐기 때문이다. 개인투자가 급격히 줄고 있는 요즘, 운용규모가 10조6000억원(2012년 11월 기준), 총 54개에 이르는 기금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만든 셈이다.
특히 삼성운용이 올해 12월이면 계약기간이 끝나는 만큼 한투운용은 다양한 기금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번 주간 운용사 선정을 위해 대형 운용사들이 막판까지 '피튀기는' 접전을 벌이며 사활을 걸었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지난해 준비과정을 묻는 질문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던 정 사장은 물밑에서는 주간 운용사 선정을 위해 철저히 관련 시스템을 점검하며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과감한 시스템 투자는 물론 매일 실무진 독려에 발벗고 나서는 한편 최종 발표 하루전날 운용사 대상 프레젠테이션(PT)에도 직접 참석해 참여의지를 적극 나타냈다.
정 사장은 "이번 위탁운용사 선정은 장기적인 성과, 안정된 조직문화, 운용역량의 축적과 과감한 시스템 투자, 임직원들의 열정과 역량이 종합적으로 집결돼 이룬 쾌거"라며 "'높게 쌓으려면 넓게 시작하라'는 말처럼 뚝심과 노력으로 정공법을 택한 결과"라고 자평했다.
이어 정 사장은 "올해는 신성장 분야에 과감히 투자하고 자산운용산업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요행을 바라거나 지름길을 찾지 말고 정도를 걸어야한다는 '행불유경'(行不由徑)의 자세로 중위험·중수익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서소정 기자 s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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