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사설]동반위 은행 평가, 위험한 발상이다

시계아이콘00분 59초 소요

동반성장위원회가 은행 등 금융업종에 대해서도 동반성장 평가에 나설 태세다. 어제 동반위 출범 2주년 기념식에서 유장희 위원장은 "금융권이 중소기업 성장을 위해 노력을 다하는지, 슬슬 피하는지 파악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은행을 법적ㆍ제도적으로 규제한다면 동반위는 은행에 동반성장 문화를 심겠다고 했다.


유 위원장 말대로 '비 올 때 우산을 뺏는(기업이 어려울 때 대출을 회수하는)' 은행들의 행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은행의 기업대출을 동반성장 잣대로 점수화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기업의 현존 가치와 미래 성장성 등에 대한 철저한 심사를 통해 이뤄져야 할 대출을 캠페인 성격의 동반성장 문화 확산으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다. 동반위는 다른 업종처럼 동반성장지수로 평가할지 별도 기준을 마련할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직 준비 단계이며 위원회의 공감대를 얻어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내부 컨센서스와 방향도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공약 발표하듯 정책을 추진해선 곤란하다.

은행과 중소기업의 관계는 기업 간의 하청ㆍ납품 관계와 다르다. 은행 돈을 빌려 쓰고 이자를 내는 기업과 은행의 사이는 수직적인 갑ㆍ을의 관계가 아니라 채권자와 채무자의 관계다. 고객 예금을 기반으로 대출을 해주는 금융기관의 성격상 재무구조의 건전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중소기업 대출을 이렇게 하라, 대출금을 회수하지 말라고 강요할 수 있겠는가.


AD

은행 등 금융기관이 동반성장지수를 충족시키기 위해 부실기업을 지원했다가 동반 부실해지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대출 심사와 그에 따른 리스크 관리는 금융기관의 자율적 기능에 맡기는 것이 옳다. 은행의 건전성 관리 등에 대한 감독기관이 따로 있는데 동반위까지 나서는 모양새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자칫 동반성장 점수는 높은데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낮은 기형 은행이 나올 수도 있다.

건실한 국가경제 육성을 위해 중소기업 지원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은행에게 동반성장지수에 따른 목표치를 주고 중소기업 대출을 하라는 것은 리스크 관리를 포기하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동반위는 공연한 욕심을 앞세워 새로운 일을 벌이기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등 그동안 추진해온 것을 착실히 다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