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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상생 모범 보인 CJ, SK의 내려놓기

시계아이콘읽는 시간49초

CJ푸드빌이 어제 제빵 프랜차이즈 뚜레쥬르의 가맹점 확장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 점포 수 총량제를 도입해 앞으로는 문을 닫는 가맹점 수 만큼만 신규 가입을 허용해 총수는 현재 1260개 선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기업 제빵 프랜차이즈로 인해 동네 빵집이 다 망해가고 있다는 아우성이 심각한 상황에서 나온 반가운 소식이다.


대기업 제빵 프랜차이즈의 경쟁적인 점포 수 확장으로 동네 빵집이 죽어가고 있다는 건 새삼스런 얘기가 아니다. 동네 빵집은 2000년 1만8000여개에서 현재 5000여개로 급감했다. 그 사이 뚜레쥬르는 1260여개, 파리바게뜨는 3160여개로 늘어났다. 동네 빵집 주인들은 '생존을 위해' 동반성장위원회에 제빵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을 요구하고 대기업 프랜차이즈에 대해서는 점포 확대 중지를 촉구해 왔다. 하지만 양측의 이견으로 갈등만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만큼 CJ푸드빌의 결단은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일부에서는 최근 파리바게뜨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져 점포 수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에서 선심쓰듯 하는 결정 아니냐는 시각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동네 제과점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은 대기업 프랜차이즈로는 뚜레쥬르가 처음이다. 동반성장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적극 부응하는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박수를 받을 만하다.


관심은 이제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의 행보에 쏠린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출점을 자제하겠다고 했지만 올해(1~10월)에만 69개의 매장을 여는 등 지속적으로 점포를 늘려 왔다. 2010년 2675개, 2011년 3095개, 현재 3160개로 증가 속도도 빠르다. 동네 빵집 주인들의 확장 자제 요구의 대상은 사실 뚜레쥬르라기보다는 파리바게뜨인 셈이다. 점포 확장 자제에 SPC그룹의 동참이 중요한 이유다.

동반성장은 대기업이 솔선해 가진 것을 내놓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내일부터 자율적으로 월 2회 휴무를 시작하고 SK네트웍스가 20년 이상 해 오던 교복사업을 정리한 것 등이 바로 그런 예다. 대기업이라면 동네 골목길의 상권을 침해하는 업종에는 진출하지 않는 게 옳다. 진출해 있다면 이제라도 손 떼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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