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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25년]"삼성그룹 이건희입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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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경쟁력의 원천 '품질경영'

[이건희 회장 25년]"삼성그룹 이건희입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삼성의료원 건립 현장을 돌아보고 있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출처=삼성그룹, 199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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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1994년 12월 삼성의료원에 입원해 있던 환자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다. 삼성의료원 의료진들의 불친절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던 환자였다.


"안녕하세요. 저는 삼성그룹의 이건희입니다. 저의 불찰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점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이건희 회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를 한 것이다. 같은 해 11월에 개원한 삼성의료원은 이 사건으로 삼성그룹 변화의 핵으로 자리 잡는다. 이 회장이 지난 10년 동안 강조해온 품질 경영의 효시가 된 사건이다.


당시 종합병원 의사들은 상전, 환자들은 하인 대접을 받던 것이 일반적인 일이었다. 미어터질듯한 대기실에서 3시간을 기다려서 만난 의사는 단 3분간의 진료를 마친 뒤 다음 환자들을 받기 시작했고 입원한 환자를 간병하다 보면 보호자들이 환자가 될 정도로 시설도 낙후되고 힘겨운 것이 일상이었다.

의사에게 환자의 상태를 좀 자세히 물어보려면 촌지라도 집어줘야 가능할 정도였다.


이 회장은 이 같은 병원의 병폐를 없애기 위해 1994년 11월 삼성의료원을 개원했다. 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도 단행했다. 의료진들에게 항상 친절을 강조해왔다. 지금은 당연한 환자 중심의 병원이 그가 염원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의사들은 친절하지 않았다. '환자에게 왜 꼭 친절해야 하는가'라는 의문마저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회장은 의료진에게 불만을 표시한 환자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당연한 얘기지만 의료진들에게 이 회장의 호통이 이어졌다.


"의료진은 정말 친절해야 합니다. 저렇게 좋은 시설에 불친절이 있어야 되겠습니까? 사람이 너무 많아 바빠서 그랬다면 일의 양을 반으로 줄이더라도 친절해야 합니다. 그리고 '삼성은 왜 꼭 친절해야 하는가'라고 말하는 의사들이 있다는데 지금 다른 병원이 안하는 것을 삼성이 하니 오늘날 삼성이 된 것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직접 환자에게 전화해 사과까지 한 이 회장의 말은 그대로 삼성그룹 전체로 확산됐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계열사가 지난 20여 년 동안 주력해온 품질경영의 효시가 여기에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의 지난 25년은 삼성그룹의 미래, 지속경영을 위한 투자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행, 관습처럼 여겨지던 것을 없애기 위해 모든 것을 바꾸길 원했고 바뀌지 않는 부분은 직접 바꿨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전자 휴대폰 화형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6년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카폰을 출시하며 휴대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품질이 관건이었다. 수십만원에 달하는 삼성 휴대폰은 고장이 잦았다. 경쟁사 제품도 마찬가지였지만 삼성전자 역시 다를 바 없었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이 회장은 1995년 3월 9일 삼성전자 구미사업장 운동장에 임직원들을 불러 모았다.


총 10만대에 달하는 휴대폰이 운동장에 쌓여가기 시작했다. 150억원에 달하는 제품이었다. 이 회장의 지시에 따라 15만대의 휴대폰에는 불이 붙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인 15만대의 휴대폰은 재가 되어 흩어졌다.


이 회장이 잠시 후 입을 열었다.


"돈을 받고 불량품을 파는 것은 고객을 기만하는 행위다. 품질이 가장 중요하다. 고객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후 삼성 휴대폰은 튼튼함의 대명사가 됐다. 가혹한 내구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소비자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서비스 센터에 대한 교육도 확대했다. 전국 곳곳에서 양질의 AS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 확충에도 나섰다.


10년 전에 이 회장이 강조했던 품질경영이 10년이 지난 현재 글로벌 휴대폰 1등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무리 지나쳐도 부족하지 않다고 할 정도로 삼성그룹은 품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왔다. 제품을 만들고 파는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경영철학, 믿고 쓸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이 회장의 신념은 앞으로의 10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명진규 기자 ae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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