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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와 화이트는 가고 '퍼플'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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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지금까지 일하는 사람들은 생산직인 블루칼라와 사무직인 화이트칼라로만 단순하게 구분지었다. 그런데 둘 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으며 자기만의 생각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고, 도전하고, 새로움을 생산해내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1986년 실리콘 밸리에 한국인 최초로 디자인 기업인 이노디자인을 설립한 김영세 디자이너는 이들에게 '퍼플칼라 노동자', 즉 '퍼플피플(Purple people)'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줬다. 일 자체를 즐길 줄 아는 이들은 일반적인 근무 형태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몰입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한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나 페이스북 창립자인 마크 저커버그 등이 대표적이다.

블루와 화이트는 가고 '퍼플'의 시대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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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기업가는 대표적인 퍼플피플= 김 디자이너는 다가오는 퍼플피플의 시대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고 봤다. 우리의 삶을 편리하게 해 준 과학의 발전이 이제 우리의 일자리를 위협하고, 창의력을 죽이는 상황에서 퍼플피플만이 '심장없는 기술'에 대적할 유일한 희망이라는 것이다. 그는 "기술이 대체해가는 블루칼라와 화이트칼라의 역할을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퍼플칼라들이 채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마이크로 기업가'(Micro-Entrepreneur)를 대표적인 퍼플피플로 꼽았다. 미국에서는 지식교환, 공간공유, 차량공유 등을 서비스하는 마이크로 기업가들이 늘어나면서 청년 창업 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고 있다.

김 디자이너는 "개인이 살고 있는 집을 타인에게 돈을 받고 빌려주는 새로운 시장을 창조한 소셜 숙박업체 에어비앤비(Airbnb)와 자신의 재능과 여유시간을 공유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한 테스크래빗(Taskrabbit) 등이 대표적"이라며 "이들은 비용절감과 정리해고, 대량 실업의 시대에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책임지기 위해 하고 싶은 일을 찾아나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미래에는 모두가 마이크로 기업가가 돼 창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개인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고, 그 같은 조직에 들어가서 일한다면 창업하지 않아도 마이크로 사업가들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과 혜택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성원 개개인이 타고난 재능과 역량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은 분명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 디자이너는 "마이크로 기업가의 길을 걷는 창업자들이나 기업 내부에서 개인 역량을 발휘하는 기업가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원하는 일을 즐기는 방식으로 해 나가는 퍼플피플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퍼플피플시대, 기업도 변화해야 한다= 김 디자이너는 다가오는 퍼플피플의 시대를 맞아 큰 기업이든 작은 기업이든 살아남기 위해 기존의 마케팅 중심, 전략 중심의 경영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비즈니스의 성공을 판가름하는 기준은 제품과 서비스의 시장점유율(maket share)이 아니라 마인드점유율(Mind share)이라는 주장이다.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나이키가 아디다스나 리복이 아니라 일본 게임기업체인 닌텐도를 경쟁사로 선포한 사건이 이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나이키 운동화를 신고 농구하는 것을 즐기던 10대 남학생들이 닌텐도로 게임하는 재미에 빠지면서 농구는커녕 아예 운동화를 신고 집밖으로 나가지 않게 되자 스포츠웨어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무의미해진 것이다.


그는 "이제 기업이 주목해야 할 것은 시장 점유율이 아니라 남학생의 마음속에 농구가 얼마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닌텐도에 빼앗긴 관심을 되돌릴 만한 가치를 어떻게 찾아낼 것인가라는 점"이라며 "고객들로 하여금 기업과 브랜드를 사랑하게 만들어 마인드점유율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고 언급했다.


그는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고 제공하는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에서 결국 기업을 먹여 살리는 것은 퍼플피플"이라며 "따라서 기업들이 퍼플피플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그들의 욕망을 이해하고, 그들이 창의력과 열정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적극적으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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