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유로존 재무장관들이 20일(현지시간) 그동안 지급을 미뤄왔던 구제금융 440억유로(61조1243억원)의 지급을 승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 예상대로라면 다음달 5일쯤에는 그리스에 구제금융 자금이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유로존이 그동안 미뤄왔던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금 지급을 원칙적으로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이 회의에서 이와 함께 그리스의 부채를 어떻게 줄일 것인지 및 그리스에 대해 재정목표 이행 시점을 2년간 연장해주는 문제에 협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440억유로의 구제금융 기급은 당초 지급하기로 했던 315억유로 외에 3분기와 4분기 지급금으로 남겨뒀던 50억 유로와 83억유로 등이 모두 합해진 금액이다.
그리스는 구제금융을 받기 위해서는 구제금융 자금 지원의 선행 조건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앞서 그리스는 지난 8일 2013~4년에 135억유로의 재정지출을 줄이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일정표에 다르면 트로이카(국제통화기금, 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는 그리스의 구제금융 선행조건 이행 여부를 28일까지 점검하고, 다음달 3일 지원 여부를 최종 확정한다. 지원이 확정되면 4일에는 그리스와 EU집행위원회 간에 양해각서 수정안을 서명하고, 5일 경에 구제금융 자금이 그리스에 전달된다.
하지만 암초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EU국가들과 국제통화기금(IMF) 사이에 그리스의 부채를 어떻게 재조정할 것인지 및 2020년까지 그리스의 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맞출 것을 목표로 할 것인지 이를 연장해줄 것인지를 두고서 이견이 오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은 그리스가 민간 채권단으로부터 자국 채권을 액면 가격의 25%로 재매입 하는 방안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채권단이 보유한 채권을 그리스가 다시 사들일 경우 그리스의 GDP 대비 부채 규모는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이 외에도 그리스에 지원된 구제금융의 이자를 낮추는 것과 상환시기를 미뤄주는 방안 등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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