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국장 불륜파문에 나토최고사령관 지명자 연루 충격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세계 최강의 미군과 미국방부가 ‘불륜파문’으로 쑥대밭이 됐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전 중앙정보국(CIA)가 불륜을 책임지고 사퇴한데 이어 존 앨런 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도 퍼트레이어스의 불륜 파문에 연루된 여성 질 켈리와 2만~3만 쪽의 문서를 주고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앨런 사령관을 여전히 신임한다고 밝혔지만 그의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최고 사령관 임명을 보류해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는 형국이다.
워싱턴포스트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일 나토 최고 사령관 에 지명된 앨런의 임명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정했다고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밝혔다.
토미 바이터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리언 파네타 국방장관의 요청으로 대통령은 국방부 내부조사를 받고 있는 앨런의 최고사령관 임명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앨런 사령관은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의 내연녀 폴라 브로드웰로부터 협박 메일을 받은 당사자 질 켈리와 ‘부적절한 소통’을 한 혐의가 새로 드러나 조사를 받고 있다.
국방부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앨런 사령관과 켈리는 2010~2012년에 2만~3만쪽의 이메일을 주고 받았으며, FBI는 지난 11일 그에 대한 조사사실을 국방부에 통보했다.
백악관은 앨런과 켈리 관계의 성격을 말하지 않았지만 앨런과 가까운 미 정부 고위 관리는 앨런은 부적절한 소통이나 불륜을 갖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메일 내용도 협박이 아니며 보안도 관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앨런 장군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에게 켈리와 육체적 관계를 전혀 갖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국방부 고위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앨런 장군에 대해 신뢰를 갖고 있고, 그가 아프간 국제안보지원군(ISAF)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해 왔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앨런의 거취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상황에 대해서는 국방부에 문의해 달라”고 말을 아꼈다.
카니 대변인의 이같은 언급은 앨런 사령관이 이번 사태로 사퇴할 수도 있다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 일단 우회적으로 부인하면서도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그러나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에 대한 조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앨런 장군을 나토군 사령관으로 지명하면서 조지프 던포드 해병대 장군을 후임으로 임명한 만큼 그에 대한 인준청문회를 열기를 원하고 있지만 의회의 반응이 미지수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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