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캐머런 아사드 제3국 망명 지원,러시아는 반대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시리아에서 내전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6일 바샤르 알 아사드가 속한 소수 알라위파 주거지역에서 강력한 폭발물이 터지고 무장괴한이 하원의장 형을 살해하는 등 이날 하루에만 100여명이 숨졌다.
영국은 유혈종식을 위해 아사드 대통령의 망명을 돕겠다고 제안하며 아사드의 퇴진을 간접으로 촉구했으나 러시아는 이같은 구상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시리아 관영 매체들은 이날 다마스쿠스 북서쪽의 하이 알 우루드 지역에서 강력한 폭발로 최소 10명이 숨지고 30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곳은 시리아 엘리트 군부대와 주택이 있는 곳으로 아사드가 속한 알라위파의 본거지로 꼽힌다.
반군 활동가들은 이 지역에서 세 번의 폭발소리가 들렸으며 최소 1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웃한 이븐 알 나피스 지역의 쇼핑몰에서도 차량 폭발물이 터져 여러명을 죽거나 다치게했다고 덧붙였다.
최근들어 다마스쿠스에서는 폭력이 고조되면서 공무원과 가족들이 암살자의 표적이 되고 있는데 의회 의원,집권 바트당 당원, 배우,의사 등 아사드의 지지자로 간주되는 사람들이 포함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관영 TV는 무장괴한이 미단지역에서 하원의장의 형인 모하메드 오사마 알 라함을 살해했다고 보도했으나 아직 어떤 집단도 자기들의 소행이라고 밝히지는 않고 있다.
유엔은 반 아사드 봉기로 그동안 3만20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리아가 소말리아처럼 군벌과 민병대가 장악한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런던에 본부를 둔 친반군 단체로 활동가 보고를 취합하는 시리아인권관측소는 6일에만 시리아 전역에서 100여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군 공습으로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어린이와 여자 등 17명이 숨졌다. 또 반군은 북부 이들리브 지역에서 호송차량을 공격해 12명의 군인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한편, 걸프지역을 순방중인 캐머런 총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가진 아랍권 위성채널 알 아라비야와 인터뷰에서 “요청을 받는다면 시리아의 유혈 사태를 끝내고자 아사드 대통령의 안전한 망명을 지원하겠다”면서 “시리아에서 안전하게 정권 이양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아사드에게 영국으로 망명처를 제공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가 시리아를 떠나기 원하면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사드가 지금까지 했던 자신의 행동에 국내법, 국제법의 심판을 받는 것에는 찬성한다”고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캐머런 총리가 아사드의 제3국 망명과 국제 재판을 받도록 하는 구상을 유엔 안보리 회원국에게 밝혔는지와 어떤 나라가 그를 받아들일 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는 아사드의 퇴진에 반대하고 있어 캐머런 총리의 구상이 실현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시리아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해 중동국가를 순방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요르단에서 나세르 주데 외무장관과 회담을 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사퇴가 불가피하다는 서방의 입장을 절대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많은 이들이 (지난 6월 말 제네바 국제회의에서 채택된) 제네바 합의를 이행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이를 위해 아사드 대통령이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결코 이같은 입장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라브로프는 시리아 유혈 사태 중단을 위해 시리아로 유엔 휴전 감시단을 복귀시키고 규모를 늘리며 시리아 반군도 위기 종식을 위해 대화를 하고 아사드 퇴진이라는 전제조건을 버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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